고려대가 2500명이 수강하는 초대형 교양 강의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조교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 대학에서 대규모 강의에 대학 자체 기술로 개발한 AI 학습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는 올해 1학기부터 교양 강의 ‘생명과학의 세계’에 AI 조교 시스템 ‘Aplus’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강의는 1학년 등을 대상으로 한 100% 동영상 기반 수업으로, 수강생이 2500명에 달한다.
대형 온라인 강의는 수강생이 많아질수록 학생들이 질문하기를 주저하고, 교수와 학생 간 상호작용도 줄어드는 한계가 있다. 고려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Aplus가 강의 자료를 사전에 학습하도록 했다. 챗GPT와 제미나이처럼 외부 온라인 정보를 바탕으로 답하는 범용 AI와 달리 이 수업 강의 자료를 우선 근거로 삼아 답변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인 유혁 고려대 컴퓨터학과 특임교수는 “AI 붐이 일면서 교육 현장에 AI를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2024년 개발에 들어가면서 강의 내용에 충실하게 답하는 AI 조교를 자체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고, 강의 흐름에 맞춰 자기주도학습을 이어가도록 돕는 데 초점을 뒀다”며 “AI 활용 사례를 분석해 교육 체계 개편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plus는 학생 개별 데이터에 기반해 개인화된 테스트와 복습 노트를 제공한다. 학교에 따르면 Aplus 도입 이후 이 강의에서 퀴즈 응답 3만8800회와 AI 질의응답 704건이 이뤄졌다. 학생 대상 설문에서도 전공·커리어 도움, 지속 사용 의향 항목에서 긍정 답변이 각각 94% 이상 나왔다. 고려대는 Aplus를 2학기 경제학 분야 현장 강의에 적용하는 등 전교 차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외 다른 대학에서도 자체 개발한 AI 조교를 강의 운영에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KAIST는 2024년 477명이 듣는 대학원 프로그래밍 과목에 가상 조교(VTA)를 도입했다. 수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로, 학생이 질문을 올리면 관련 수업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답변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KAIST에 따르면 VTA 도입 이후 조교가 응답해야 하는 질문량은 기존보다 약 40% 줄었다. 해외에서는 미국 조지아공대의 AI 조교 질왓슨이 대표적이다. 2016년 애쇼크 고엘 컴퓨터학과 교수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온라인 강의 토론 게시판에 올라오는 대량의 학생 질문에 자동 응답하는 기능이 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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