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안암-구로-안산 ‘트리플 연구중심병원’ 인증 획득

2 weeks ago 5

국내 의료계 최초로 3곳 모두 인증 ‘최다’
안암, 亞 첫 암 유전체 분류 주도… 구로, 산학연 개방형 연구 구축
안산, 2년 간 신의료기술 3건 승인 등 R&D 생태계 확장에 매진
본격 연구 중심 체제로 초격차 의료기관 새로운 도약 전기 마련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 1기 인증 연구중심병원 명단이 발표됐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 모두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은 고려대 안암병원 전경. 고려대의료원 제공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 1기 인증 연구중심병원 명단이 발표됐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 모두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은 고려대 안암병원 전경. 고려대의료원 제공
지난 3월 26일 보건복지부 1기 인증 연구중심병원 명단이 발표됐다. 인증에 도전한 30개 병원 중 평가를 통과한 21개 병원이 확정된 것이다. 가장 눈에 띈 기관은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이었다.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 모두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전경

고려대 안산병원 전경
고려대의료원은 연구중심병원 제도가 도입된 2013년 안암, 구로병원이 지정되면서 국내 유일하게 복수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한 기관이 됐다. 이번에 안산병원까지 합류하면서 고려대의료원은 의료계 최초이자 최다인 3개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한 단일 의료기관의 위상을 갖게 됐다. 고려대 안암, 구로, 안산병원의 이번 쾌거는 지난 10여 년 동안 첨단 의학의 테스트베드이자 임상연구 전진기지로서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로 인정받고 있다.

차별화된 연구 중심 임상 플랫폼 구축

안암병원은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아시아 최초로 암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주도해 암환자 1만546명, 암 유전체 1만158건의 정보를 수집해 신약 개발 및 맞춤 치료의 기반을 다졌다. △첨단 의생명공학 연구단 △혁신 정밀의학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 데이터 사이언스 등 4대 중점 연구 분야 전략에 맞춰 차별화된 ‘의료 R&D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연구 수행 ― 연구 인프라 ― 연구 지원으로 연계되는 사이클이 긴밀하고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연구 거버넌스 역량을 극대화했다. 또한 미국암연구협회(AACA)의 글로벌 프로젝트인 GENIE에 아시아 최초로 참여하는 등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연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전경

고려대 구로병원 전경
구로병원은 중점 연구 플랫폼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연구 인프라 구축 및 R&D 지원 고도화를 통해 연구 성과 창출 확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또한 개방형 실험실,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사업 운영으로 산·학·연의 개방형 융합 연구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한미 혁신성과 창출 R&D,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 수행 등을 통해 국내외 네트워킹 및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과 사업화 성과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최근 3년간 338건의 지식재산권(해외출원 93건, 삼극특허 11건), 1216건의 SCI(E) 연구논문 실적을 기록했으며 38건의 기술이전 및 자회사 2개사 설립 등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의료 산업화의 가시적인 성과들을 일궈왔다.

안산병원은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 공간을 새롭게 증축하고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시설을 대폭 확대했다. 현재 30개 이상의 첨단 공동연구 장비(코어 랩)를 운영 중이며 기업부설연구소 승인도 획득해 연구 성과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핵심 연구 인력 1인당 평균 2.3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신의료기술 3건을 승인받았다. 총 131건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했으며 산·학·연·병 공동연구는 57건 이상 수행했다.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인 SPARK 운영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기술이전을 통해 2021년 11월 이후 총 29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병원은 제브라피시 중개 연구, 헬스케어·인공지능, 환경 및 재생 등 3대 중점 분야를 선정하고 사회적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R&D First, KU Medicine’ 전략 마련과 실현

연구를 향한 고려대의료원의 집념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이 2년 전 취임 당시 설립 100주년인 2028년까지 국내 1위, 세계 30위 수준의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을 성장 목표로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 1000병상 규모로 세계 최고의 중증 난치성 질환 치료 및 연구를 수행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이나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같은 고도화된 의료기관이 지향점이다.

고려대의료원은 단순한 연구 활성화를 넘어서 R&D 생태계 확장에 매진한다. 2021년 탄생한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는 첨단 연구 허브로서 혁신 신약 제조기업인 셀랩메드 GMP 제조시설이 입주해 있을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동화바이오관에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운영해 병원의 임상 데이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한 융복합 연구 활성화를 도모한다. 또한 메디사이언스파크에 ‘고려대 의료기술지주 공유오피스’를 마련해 유망한 의료기술 창업 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의료원산학협력단은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손잡고 홍릉 바이오 의료 R&D 앵커 시설인 서울바이오허브의 민간 위탁 운영자로도 나서고 있다.글로벌 유수 기관들과의 경계를 허문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도 활발하다. 지난해에는 미국 UC Davis와 글로벌 기술 사업화 생태계 확장 및 생명과학 분야 공동연구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손잡고 고려대의료원 연구진이 수행하는 대규모 유전체 분석, 신약 개발에 AWS의 고성능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국내 기업인 세스코와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 및 전파 차단을 위한 신기술, 신소재 개발을 위헤 메디사이언스파크에 ‘세스코 공간전파 특수실험실’을 설립해 함께할 예정이다.

더욱 차별화되는 유무형의 첨단 인프라

최근 고려대 안산병원은 마스터플랜으로 증축한 3536㎡ 규모의 미래의학관 9∼11층에 의생명연구센터를 확장, 이전시켜 연구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시험 연구용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연구 시설로 승인받은 센터는 연구지원시설과 제브라피시 사육실, 형광이미지분석실, 세포배양실, 미생물실험실 등 실험시설이 배치돼 있으며 특화 연구 첨단 장비들을 갖춰 고도화된 융복합 헬스케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곧 오픈하는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에는 위험한 신종 병원체를 안전하게 다루며 백신을 연구할 수 있는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Biosafety Level 3, Animal Biosafety Level 3) 시설이 들어선다. 연구자들이 다양한 유형의 신종 병원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유전체 분석, 세포 배양, 면역 화학 분석 및 단일세포전사체 분석 장비 등 거대한 규모의 중앙실험실이 구축된다. 특히 IVIS 광학영상시스템, 이미징 기반 초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고가의 첨단 장비 마련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원천 기술 연구, 후보 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부터 허가·인증 등 상용화까지도 같은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어 외부 기관과의 시너지효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체계적인 산학 협력 & 연구 지원 시스템으로 차별화된 성과

고려대의료원은 연구 활성화를 위해 체계적인 산학 협력과 연구 지원 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4년 고려대 산학협력단 산하 의무산학협력실로 시작한 조직은 지난 2014년 의료원산학협력단으로 지점 승격돼 독립적이고도 유기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는 산학협력·연구전략·기술사업화·임상연구지원 등으로 세분화된 전담 조직을 갖춰 기관의 핵심 인재들이 활약하고 있다. 각 병원 연구부원장 직속으로 배치된 연구부서 역시 병원마다 특화된 중점 전략에 따라 국책 연구 과제와 임상 연구 과제 수행을 위해 뛰고 있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스템에 기반한 성과는 확실하다. 지난 3년간 고려대의료원이 수주한 외부 연구 과제 규모는 5000억 원을 넘는다.

연구개발이 상용화돼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고부가가치를 파생시켜 R&D의 꽃이라 불리는 기술 사업화도 활발하다. 고려대의료원의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는 지난 3년간 1200건에 육박하며 같은 기간 계약한 정액 기술료도 627억 원에 달한다.

고려대의료원은 이제 산하 모든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인증받은 만큼 본격 R&D를 성장 엔진으로 삼아 선순환적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새로운 모델을 의료계에 제시하고 중증 난치성 질환 정복을 위한 맞춤형 초정밀 혁신 의료기술 개발을 통해 진정한 미래 의학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 소속 모든 병원이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받아 기쁘게 생각한다. 더욱 혁신적이고 고도화된 융복합 헬스케어 연구와 기술사업화 노력을 통해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