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잡는 고칼륨 식품…“감자·고구마·서리태를 먹어라”

2 weeks ago 13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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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을 낮추고 싶다면 감자,고구마, 바나나를 즐겨 먹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칼륨 섭취가 매우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 연구자들이

미국 생리학 저널-신장 생리학(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Renal Physi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칼륨이 풍부한 식단은 소금을 상당히 섭취하는 상황에서도 혈압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고나트륨은 혈압 상승과 관련이 있다. 반면 고칼륨은 그 반대 효과를 나타낸다.

고혈압은 뇌출혈, 심근경색(심장마비의 주요 원인), 심부전, 뇌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과 만성 신장 질환, 고혈압성 망막 질환에 의한 시야 손실, 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인구 고령화와 소금이 많이 들어 있는 가공 식품과 패스트푸드 등의 소비량이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28%, 30세 이상 성인의 33%가 고혈압에 해당 돼 약 1230만 명이 고혈압 인구로 추산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12억 8000만 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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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고혈압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칼륨 섭취를 두 배로 늘렸을 때 남성의 혈압은 최대 14㎜Hg, 여성은 10㎜Hg까지 감소했다. 이는 많은 혈압 약물이 목표로 하는 감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혈압은 수축기에 120㎜Hg 미만, 이완기에 80㎜Hg 미만일 때 정상이다. 140/90㎜Hg 미만이 고혈압 전 단계, 160/100㎜Hg 미만이 1기 고혈압, 160/100㎜Hg 이상이 2기 고혈압으로 분류된다.

칼륨의 이점은 소금 섭취량이 많아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은 상태에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이는 짭짤한 피자나 갑자 칩을 먹더라도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하면 소금의 유해한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 대신 복잡한 수학적 모델을 사용해 다양한 무기물(미네랄) 섭취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 모의실험으로 분석했다. 이 모델은 신장, 심장, 신경계, 호르몬 등이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포착했다.일반적으로 여성은 폐경 전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혈압이 낮다.(폐경 후 60대가 되면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을 앞지름) 연구진은 이번 시뮬레이션에서 그 이유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소금을 권장량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을 포함해 고혈압 유발 요인에 대해 여성의 부작용(혈압 급상승)이 적은 가장 큰 요인은 여성의 신장이 나트륨을 운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캡처.

논문 캡처.

단기적으로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혈중 칼륨 수치가 변하기 전에 소화기간에서 즉각적으로 신장에 신호를 보낸다. 이러한 ‘전달 체계’는 소변을 통한 칼륨 배출을 증가시켜 혈중 칼륨 농도가 위험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을 막는다. 이때 나트륨도 함께 몸 밖으로 배출한다.

장기적으로 높은 칼륨 섭취는 신장이 여러 여과 과정에서 나트륨(소금의 주성분)을 재흡수 하는 비율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나트륨 배설량은 증가하고 혈관의 체액(혈액을 포함해 몸에 있는 모든 액체)에 포함된 양은 감소해 결과적으로 혈압이 낮아진다.

이는 칼륨이 고나트륨 식단의 악영향을 상쇄하는 원리를 설명해준다. 칼륨은 기본적으로 소변을 통해 더 많은 나트륨을 배출하도록 돕는다.

총 나트륨 섭취량보다 칼륨과 나트륨의 비율이 더 중요할 수 있기에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연구진은 “초기 인류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었다. 그 결과 우리 몸의 조절 시스템은 칼륨이 많고 나트륨이 적은 식단에 가장 잘 적응하도록 진화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서구식 식단은 대개 나트륨 함량이 높고 칼륨 함량이 낮은 게 특징이다. 고혈압이 산업화 이후 급증한 이유다. 채소가 주를 이루는 ‘시골 밥상’이 고혈압 관리에 있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칼륨이 풍부한 식품에는 감자, 고구마, 바나나 외에 방울토마토, 브로콜리, 시금치, 아보카도, 오렌지, 서리태 등 콩류, 아몬드 등 견과류가 있다. 국내에서 흔한 식재료인 감자, 고구마, 서리태, 완두콩, 대두 등의 칼륨 함량은 바나나보다 높다. 참치,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도 칼륨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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