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40대 남성들의 일자리 기근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건설 현장이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여성 일자리는 보건·사회복지를 비롯한 공공부문 고용 창출의 여파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5년 1분기(2월 기준) 임금 근로 일자리동향’을 보면 올해 2월 기준 임금 근로 일자리는 2053만6000개로 전년 동기보다 1만5000개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17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적었다. 임금 근로 일자리 증가 폭은 지난해 3분기(24만6000명), 4분기(15만3000명)에서 10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임금 근로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로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예컨대 한 사람이 주중에는 회사에 다니면서 주말에는 학원 강사를 한 경우 취업자는 한 사람이나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된다.
나이 별로 보면 20대 이하와 40대 일자리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만8000개, 10만개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이들 나이대의 인구가 줄어든 데다 경기가 부진한 영향이 겹쳤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종이 15만4000개 감소하면서 역대급으로 줄었다.
성별로 일자리 증감 폭도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여성의 일자리가 13만개 증가한 반면 남성 일자리는 11만5000개 줄었다. 남성 일자리 감소폭은 역대 최대였다. 남성의 경우 건설업 일자리가 13만3000개 줄어든 영향이 컸다. 건설업계가 터널에 진입하면서 남성들이 주로 근무하는 건설 현장이 줄줄이 사라졌고, 그만큼 남성 일자리 절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여성의 경우는 보건·사회복지 부문 일자리가 9만3000개 늘어나면서 전체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했다. 남성 보건·사회복지 일자리가 1만3000명 늘어난 것을 비교하면 대조적 증가세다. 정부의 공공복지 일자리 정책 혜택이 주로 여성에게 몰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일자리 중 1년 전과 동일한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1507만개(73.4%)였다.
퇴직·이직으로 대체된 일자리는 325만4000개(15.8%), 새로 생긴 일자리는 221만2000개(10.8%), 사업 축소 등으로 사라진 일자리는 219만7000개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