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즐거움을 관객에게…지역 축제 성패 가르는 ‘의전 파괴’

2 days ago 4

사진제공│뉴오더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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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가수의 노래가 잠시 멈췄고, 스포트라이트는 정치인에게 넘어갔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치인의 축사를 과감히 없애고 관객이 무대를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한 축제에는 15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지역 축제의 해묵은 의전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주도권을 관객에게 돌려준 모범 사례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5일 전북 순창장류축제에 참여한 가수 HYNN(박혜원)은 2곡을 부른 뒤 다음 무대를 준비하던 중 뜻하지 않은 상황과 맞닥뜨렸다. 사회자가 공연을 잠시 중단시키고 현장을 찾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개한 것이다. 박혜원이 잠시 무대에서 내려간 사이 김 대표의 인사말이 이어졌고, 이후에야 공연이 재개됐다.

해당 현장 영상이 확산하자 관객의 공연 관람보다 정치인 의전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김 대표는 18일 “공연 중 인사를 사양했으나 사회자의 갑작스러운 호명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라며 가수와 관객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역 축제의 과도한 의전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9월 열린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도 지루하게 이어진 내빈 축사와 미숙한 행사 운영을 둘러싼 불만이 쏟아졌다.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이 정치인과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먼저 견뎌야 하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사진제공│김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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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반대의 결단으로 호평을 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해 김천김밥축제는 공식 개막식과 내빈 소개, 축사, 환영사를 대폭 없애고 그 자리를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행사로 채웠다. 관객 중심의 운영과 차별화된 먹거리 콘텐츠가 큰 호응을 얻으며 축제 이틀간 약 15만 명이 현장을 찾았다.

사진제공│김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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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극명한 대비를 보인 사례들은 지역 축제의 참된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똑똑히 보여준다. 유명 가수를 초청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관객이 콘텐츠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무대의 주인공을 관객에게 돌려주는 과감한 ‘의전 파괴’가 축제의 성패와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짚었다.

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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