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생 10명 중 1명만 창업 선택…"도전보다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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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4대 괴기원 창업 실태 조사
창업 필요성 공감하면서도 도전 꺼려
안전망 구축해야…실전 교육도 필요

  • 등록 2026-03-30 오전 6:00:04

    수정 2026-03-30 오전 6:00:04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과학기술원 학생 10명 중 1명만 창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원생들은 창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진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가정신발전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4대 과학기술원 대학(원)생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기술 중심 연구 환경에 놓여 있는 과기원생들의 창업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진행됐다. 4대 과학기술원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다.

과기원생들이 창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본인의 진로로 창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현저히 낮았다. 창업을 본인의 진로로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10.9%에 불과했다. 과기원생들이 희망하는 진로는 ‘학계·연구기관(교수·연구원 등)’이 3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기업 취업(25.5%), 전문직(18.9%)이 뒤를 이었다.

자료=한경협

이공계 창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7.8%에 달했지만 본인의 창업 의향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36.1%)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과기원생들이 창업 도전을 꺼리는 결정적 이유는 심리적·경제적 부담때문이다. 창업을 시도한 적이 있으며, 앞으로도 고려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6%에 불과했다. 창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응답자(94.4%)들은 창업을 고려하거나 시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실패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리스크 부담(28.3%)을 꼽았다. 이어 안정적 취업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부담(26.4%)도 그 뒤를 이었다.

창업 실패를 자산이 아닌 리스크로 판다했다. 창업 실패가 향후 취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응답자의 36.4%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김민기 KAIST 교수는 “과기원생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커리어 경로가 보장돼 있다고 인식하는 만큼, 창업 실패에 따른 위험과 기회비용을 더 신중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창업 실패 경험은 안정적 소득과 경력을 놓치는 위험 요소로 받아들이는 측면이 크다”고 해석했다.

창업 장려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컸다. 응답자 10명 중 6명(60.6%)은 기업가정신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높게 인식했다. 반면 실제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0.1%에 그쳤다.

한경협 기업가정신 교육을 이수했고 이후 창업에 성공한 신홍규 와이낫 대표는 “교육을 듣기 전에는 창업이 대부분 실패하는 막연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며 “교육이 창업 성공을 담보하진 않지만, 흔히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준비된 도전을 할 수 있어 두려움을 줄여줬다”고 말했다.

과기원생들은 사업화·투자유치(35.9%)에 대한 교육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 성과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구체적 역량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외 △혁신적 사고 및 문제 해결(아이디어 발상)(29.6%) △창업팀 구성 및 인력 관리(19.2%) 등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지상철 고려대 세종창업지원센터장은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거나 창업에 도전한 선배들의 경험을 공유할수록 학생들이 창업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바라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재창업 지원, 학업 복귀 연계, 실패 이력에 대한 제도적 보호 등 리스크를 완화하는 정책이 병행될 때 학생들의 도전 의지가 실질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안전망(safety net) 구축을 강조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기업가정신발전소장은 “기술 인재의 창업 회피는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닌 제도·환경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기술 인재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이 자산이 돼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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