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진행 전에 막는다?…초음파 치료 가능성 나왔다 [노화설계]

1 day ago 6

관절 부상 뒤 만성 염증에 주목…저강도 초음파로 면역세포 변화 확인

의료진이 무릎 관절 모형을 이용해 관절 구조와 치료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저강도 지속초음파를 이용해 관절 손상 후 염증을 조절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의료진이 무릎 관절 모형을 이용해 관절 구조와 치료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저강도 지속초음파를 이용해 관절 손상 후 염증을 조절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관절 손상 뒤 이어지는 만성 염증을 약물 없이 조절해 골관절염으로의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헌츠빌(UAH) 연구팀은 저강도 지속초음파(cLIUS)가 염증성 대식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조직 회복을 돕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 5월 게재됐다. 이 내용은 12일(현지시간) 사이언스데일리에도 소개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세포실험 단계여서 실제 치료 효과는 향후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돼야 한다.

● 관절염은 노인들만의 병이 아니다

골관절염은 흔히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연골 마모뿐 아니라 관절 손상 뒤 이어지는 만성 염증과 면역세포의 변화도 질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십자인대나 반월상연골 손상처럼 운동이나 사고로 관절을 크게 다친 뒤 만성 염증이 이어지면 젊은 층에서도 외상 후 골관절염(Post-traumatic Osteoarthritis·PTOA)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아누라다 수브라마니안(Anuradha Subramanian) 교수는 “관절이 손상되면 우리 몸은 손상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염증성 ‘방어형(M1)’ 대식세포를 보내고, 동시에 조직 회복을 돕는 ‘회복형(M2)’ 대식세포도 동원한다”며 “하지만 M1 대식세포가 오래 우세한 상태로 남으면 만성 염증 환경이 형성돼 외상 후 골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음파 자극에 염증은 줄고 회복 신호는 늘어

연구진은 실제 관절 손상 환경을 보다 현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기존 실험에서 자주 사용하는 세균 독소(LPS) 대신, 손상된 관절 조직에서 생성되는 피브로넥틴 조각(Fibronectin Fragments·Fnfs)으로 염증 반응을 유도했다.

이후 세포에 저강도 지속초음파를 적용한 결과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은 줄었고, 조직 회복과 관련된 M2 유사 대식세포 표지자는 증가했다.

수브라마니안 교수는 “M1 상태는 손상이나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염증을 일으키지만 오래 지속되면 정상 조직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며 “반대로 M2 유사 대식세포는 조직 회복을 돕는다. 이번 결과는 초음파가 보다 회복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해 이 균형을 되돌리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생물학과 수학이 함께 푼 ‘면역세포 변화’

이번 연구는 분석 방법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연구진은 개별 유전자 변화만 살펴보는 기존 방식 대신 여러 유전자가 함께 반응하는 패턴을 분석하는 수학적 기법인 ‘차등 클러스터링(Differential Clustering)’을 적용했다.

공동저자인 사티아키 로이(Satyaki Roy) 교수는 “어떤 유전자가 변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초음파 자극에 따라 여러 유전자들이 함께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비약물·비침습 치료 전략 가능성”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약물에 의존하지 않는 비침습적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준 초기 성과라고 평가했다.

로이 교수는 “외상 후 골관절염은 만성 염증으로 인해 조직 회복이 제한되고 관절 퇴행이 빨라지는 질환”이라며 “저강도 지속초음파는 면역세포의 반응을 조절해 손상된 관절에서 보다 회복적인 환경을 만드는 비약물·비침습적 접근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세포실험 단계에서 얻어진 만큼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브라마니안 교수는 “다음 단계는 외상 후 골관절염 초기 동물모델에서 이번 결과를 검증하고, 초음파가 장기적인 조직 재생과 관절염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 동물모델과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결과가 실제 골관절염 예방·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관련 논문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6-532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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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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