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황규인]오늘 지면 끝인데 내일을 준비한 감독

3 hours ago 7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10년 만이었다. 올해는 프로야구 감독 누구도 시즌 중에 지휘봉을 내려놓지 않았다. 2016년 이후 없었던 일이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끝나자마자 김경문 한화 감독(68)이 ‘잘렸다’. 형식상으로는 계약 만료. 그래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 꼴찌에서 두 번째로 고꾸라졌으니 재계약은 언감생심이었다. 김 전 감독은 한화에서도 ‘준우승 전문가’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프로팀을 이끈 17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다섯 번 올랐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기회가 있었다. 한화는 LG에 1승 2패로 뒤진 채 안방 대전에서 4차전을 치렀다. 9회초 수비 시작 때까지 4-1로 앞서면서 2승 2패 균형점이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끝내 4-7로 역전패.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흔들리던 김서현(22)을 끝까지 마무리 투수로 고집한 게 화근이었다. 김 전 감독은 “(투수가) 맞고 난 다음에 이야기하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벼랑 끝에 몰렸으니 내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모두 준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다음 날 5차전 때는 외국인 투수 폰세(32)를 미출전 선수로 지정했다. 6차전이 열리면 선발 마운드를 맡기겠다는 계획이었다. 오늘 지면 끝인데 혹시 있을지 모를 내일 때문에 ‘에이스’를 아껴둔 것이다. 한화는 결국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써보지도 못하고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런 결정이 처음도 아니다. 김 전 감독은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7년 한국시리즈 때 2승 3패로 뒤진 채 6차전을 시작했다. 이때도 두산이 먼저 점수를 뽑았지만 최종 결과는 2-5 역전패였다. 김 전 감독은 이 경기가 끝난 뒤 ‘리드 상황에서 외국인 에이스 리오스(54)를 구원 등판시켰다면 승기를 굳힐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리오스를 투입하면 오늘 경기는 이길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 리오스 없이 이겨야 내일 승산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니까 어떤 소신은 절대 변하지 않는지 모른다. 김 전 감독은 소신을 굽히지 않아 성공을 거둔 적이 있다. 야구 대표팀 사령탑이던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예선에서 23타수 3안타(타율 0.130)에 그친 이승엽(50)을 계속 4번 타자로 기용했다. 이승엽은 일본을 상대로 치른 준결승에서 8회말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때리며 화답했다. 이승엽은 계속해 결승전 때도 쿠바 선발 투수 노르베르토 곤살레스(47)를 상대로 1회초에...

Read Entire Article




피플앤툴즈 네트워크
🛍 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