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유재동]미리 쓰는 2026년 코스피 징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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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등 경계하며 위험 관리 나서야 할 때 노골적인 시장 개입으로 과열 더 부채질 시장 폭주에 제동 걸어야 할 관료들은 침묵 억지 부양의 폐해는 국민 손실로 돌아와 유재동 부국장 올해 국내 증시를 소재로 드라마 각본을 쓴다면 6월을 기준으로 1, 2부를 나누는 게 가장 자연스럽겠다. 연중 코스피 그래프를 보면 6월 중순까지는 대체로 가파른 오르막길이고 그 이후는 겹겹이 아찔한 협곡과 낭떠러지가 이어진다. 돌이켜 보면 이 반전의 씨앗은 1부, 그것도 그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뿌려져 있었다. 그것들이 다가올 비극의 복선이었다는 걸 평범한 관객들이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 5월 26일 정부는 출범 1주년을 맞아 ‘국민주권 정부 38대 대표 성과’라는 자료를 냈다. 그중 첫 번째 카테고리 ‘유능’의 제일 첫머리에 ‘코스피 8,000 돌파’를 올렸다. ‘나중에 주가 떨어지면 민망할 텐데’라고 걱정한 게 필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찌 됐든 이는 증시가 현재 국정의 최우선 순위이며 앞으로도 정권의 힘으로 어떻게든 챙기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줬다. 다음 날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그동안 상승장에 미처 올라타지 못했던 포모(FOMO·소외 공포) 개미들에게 ‘묻고 더블로’ 베팅할 판을 깔아줬다. 5월 28일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이며 ‘관제 주가 부양’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 모든 일이 공교롭게도 6·3 지방선거를 며칠 앞두고 연달아 발생했다. 코스피 맨 앞자리가 5, 6, 7을 거쳐 8까지 단숨에 뜀박질하던 그때는 “너무 빨리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불안함 수준을 넘어 “도대체 이게 뭐지?” 하는 비현실감이 시장을 음습하던 시기였다. 누구라도 얼른 나서서 열기와 흥분을 식혀야 할 때 정부가 이를 더 부채질하는 정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인 것이다. 당국자 입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 초 코스피가 7,000, 8,000을 오르내리던 시기 “증시는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고 했다. 대놓고 주식을 사라고 권유한 건 아니었지만 “주가가 더 오를 여지는 충분하다”는 취지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김용범 당시 대통령정책실장은 유튜브에 출연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2, 3년 뒤엔 한국이 세계 3강이 된다”며 사회자에게 “저랑 내기하시죠”라고까지 했다. 시장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관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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