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이 순살 치킨 일부 메뉴 중량을 줄이고 닭다리살 부위에 닭가슴살을 섞어 사실상 꼼수 가격인상을 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가운데, 경쟁사인 노랑통닭이 정 반대의 전략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교촌치킨이 흔들리는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17일 노랑통닭은 전국 모든 매장에서 순살 메뉴 전 품목에 닭다리살 100% 사용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노랑통닭은 지난 5월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해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일시 중단되면서 원재료 수급에 차질을 빚었다. 이때부터 순살 메뉴에 닭다리살과 안심을 혼용해 판매했다. 닭다리살은 육즙이 많고 부드러워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분위다. 안심과 닭가슴살은 닭다리살보다 저렴한 부위다.
아직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완전 정상화하진 않았지만 노랑통닭은 17일부터 전 품목을 다시 닭다리살 100%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을 두고 교촌치킨 사태를 바라보며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촌치킨이 가슴살 등을 섞고 양을 줄여 순살 치킨 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반대 전략을 들고 나왔을 때 상대적으로 부각이 더 될 수 있는 시기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적절한 타이밍이 됐단 뜻이다.
한편 교촌치킨은 지난 11일부터 순살치킨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 중량이 줄어든 메뉴는 간장순살과 레드순살 등 기존에 판매하던 순살치킨 4종이다. 교촌치킨은 또 기존에는 닭다리살만 사용하다가 가슴살도 혼합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양을 줄여서 사실상 가격인상을 하는 '슈링크플레이션'이다.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교촌치킨은 과거에도 치킨 가격을 앞서 올리면서 양은 적고 '비싸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꼼쑤 가격 인상을 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악화됐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교촌치킨의 경영진 결정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기가 안좋을 때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