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차량·TV·XR기기에도 탑재…호환성으로 챗GPT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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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14 02:02 수정2025.05.14 02:02

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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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구동 범위를 모바일과 PC를 넘어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트래픽과 사용자 수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구글이 자사 최대 강점인 호환성을 아펫워 챗GPT를 앞세워 AI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오픈AI에 본격적인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13일(현지시간) 제미나이를 차량·TV·스마트워치·확장현실(XR) 기기에도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제미나이는 스마트폰과 PC를 중심으로 운영됐는데 이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구동되는 상태계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안드로이드를 완전히 새롭계 재설계했다”며 “이제 달리기 중이든 차 안에 있든, 소파에 앉아 있든 제미나이가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 먼저 적용되는 기기는 스마트워치다. 구글은 향후 수개월 내에 스마트워치 전용 OS인 ‘웨어 OS’에 제미나이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제미나이가 스마트워치에 연동되는 앱을 직접 활용하고,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한다. 구글은 “운동할 때 스마트폰을 꺼내거나 운동을 멈추지 않아도 스마트워치에 간단히 사물함 번호나 저녁 식사 장소를 물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있을 가장 큰 변화는 차량이다. 구글은 이른 시일 내에 차량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 제공 장치)에 연동되는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바로 제미나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기능을 차량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에는 그동안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스’가 적용됐지만, 구글 어시스턴스를 복합적인 질의응답이 가능한 제미나이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오토에 탑재된 제미나이는 보다 복잡한 명령이 가능하도록 한다. 과거엔 운전 중에 “헤이 구글”이라 외친 뒤 “무슨 식당으로 데려다 줘”라는 식으로 명확한 명령을 해야했다면, 제미나이는 운전 중에도 사람에게 말하듯 자연어로 말해도 이해한다. 구글은 “예를 들어 ‘우체국으로 가는 길에 공원 근처에 있는 주유소를 찾아줘’라고 말해도 제미나이가 구글 지도에서 알아서 경로를 설정해준다”며 “운전 중 받은 메시지를 요약해주고 보내기 전 답변을 다른 언어로 번역도 해준다”고 설명했다.

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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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출시를 목표로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 중인 XR 기기에도 적용된다. 개발 중인 XR 기기용 OS ‘안드로이드 XR’에 제미나이를 적용해, 제미나이가 동영상·지도 등 각종 앱과 학습한 정보를 활용한다. 제미나이가 탑재된 XR 기기가 이용자의 휴가 계획을 돕고 몰입감 넘치는 경험 속에서 단 몇 분 만에 여행 일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하반기에는 구글 TV에도 접목돼 TV에서 제미나이가 자녀의 나이에 적합한 영화를 추천하고 자녀 학습을 위한 유튜브 등 영상을 찾아 제공한다고 밝혔다.

구글이 제미나이를 대폭 확대하는 배경엔 갈수록 격화하는 AI 시장 경쟁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원리틀웹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제미나이의 방문 트래픽은 17억건으로 챗GPT(477억)에 크게 못미쳤다. 구글은 챗GPT가 모바일과 PC 중심의 AI 챗봇 시장을 선점하는 건 허용했지만, 광범위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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