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는 민족 정체성의 근간… 고지도가 내겐 태극기”

1 week ago 23

‘지도의 역사와…’ 펴낸 정각스님 20년간 한반도 지도 200여점 모아 꾸준히 전시, 도록 인터넷 공개도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이야 많겠지만, 저는 고지도를 모으고 연구하는 방식으로 동참하는 거죠.” 경기 고양시에 있는 원각사 주지인 정각 스님(사진)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지도를 모으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님은 20년 넘게 한반도와 동해, 독도 관련 국내외 고지도 200여 점을 모았다. 9일 출간한 책 ‘지도의 역사와 한반도’(자유문고)는 그가 오랫동안 모은 사료와 이에 대한 해석 등이 담겼다. 원래 불교 관련 유물이나 고서를 수집했던 스님이 고지도로 눈을 돌린 계기는 우연히 접한 프랑스 지도학자 장바티스트 부르기뇽 당빌(1697∼1782)의 1732년 지도였다. 서양 지도 가운데 한국 영토인 독도가 표기된 최초의 인쇄본 지도로 알려져 있다. 정각 스님은 “당시는 중국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이어지던 때”라며 “국토는 민족 정체성의 근간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스님은 미국·유럽의 고지도 판매상 사이트 등을 뒤지며 한국 관련 지도를 사 모았다. 특히 주목하는 자료는 1593년 네덜란드 지도 제작자 제라르 드 조드(1516∼1591)의 ‘아시아 지도’. 정각 스님은 지도에 적힌 ‘Costa de Coora’를 “한국 연안”으로 해석했다. “한국 국명이 표기된 최초의 서양 인쇄본 지도로 보인다”며 “‘Corea’가 적힌 1594년 페트루스 플란시우스 지도보다 1년 앞선 사례”라고 했다. 하야시 시헤이의 ‘삼국통람여지노정전도’(1785년). 정각 스님 제공 독도 관련 자료로는 당빌의 1732년 지도와 더불어 일본 실학자 하야시 시헤이(林子平·1738∼1793)의 1785년 ‘삼국통람여지노정전도’를 중요하게 꼽았다. 이 지도엔 한반도와 같은 색으로 표시된 죽도(竹島)와 송도(松島)가 그려져 있다. 각각 독도와 울릉도의 일본식 명칭이다. 그 옆에 ‘조선의 소유’란 글도 적혀 있다. 수집 과정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0년경 일본 고서점에 ‘Carte de Cor´ee(코레 지도)’란 제목의 프랑스 지리학자 자크 니콜라 벨랭(1703∼1772)의 지도가 실린 책 한 권을 주문했다. 하지만 주문자가 한국인인 걸 안 서점은 “팔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일본에 있던 한국 유학생에게 “일본인인 척 구매해 달라”고 부탁해 손에 넣었다. 정각 스님은 이런 고지도들을 소장만 하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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