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막말 사과가 채 나오기도 전에 국민의힘에서 윤리위원회 제소감으로 판단되는 또다른 막말이 나왔다는 논란이 터졌다.
16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선임을 둘러싸고 여야가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도를 넘은 발언을 내뱉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반대 발언을 하던 중 곽 의원이 나 의원을 두둔하려다 문제의 발언이 튀어나왔다.
박 의원은 “법사위가 이렇게 되면 안된다. 협치도 중요하지만 내란 세력들과 함께 할 수 있느냐. 내란 청산 없는 협치없다. 내란 청산은 시대의 요구이고 국민의 요구”라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졸졸 따라다녀서 앞으로 국민의힘이 미래가 있겠느냐. 이러면 안 된다. 간사만 하더라도 거기에 관계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나 의원의 간사 선임은 안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나경원 의원과 개인적으로도 친하기도 하지만 참 안 됐다고 생각한다. 중진 의원이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에 충성했지만 장관 한 번도 못하고, 당 대표 나오려고 하니까 (윤석열 측이) 초선들 시켜가지고 (반대) 서명운동하고”라며 나 의원의 이력을 회상한 뒤 “생각해보시라. 얼마나 억울하겠느냐. (간사) 시키지 마시라. (나 의원도 간사) 하지 마시고. 망신 당하고 이거 해서 뭐하느냐”라고 거듭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나 의원의) 남편이 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한다고 해서 남편이 욕을 먹지 않느냐”며 이해충돌 소지에 관한 부분도 지적했다.
민주당은 대법원 등을 피감기관을 둔 법사위 야당 간사를 김재호 춘천지방법원장을 남편으로 둔 나 의원이 맡는 것에 대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갑자기 곽 의원이 별도 발언권 없이 “박 의원님, 사모님은 뭐하세요”라고 묻자 박 의원이 “돌아가셨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곽 의원이 “그렇죠? (그럼)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박 의원 부인은 7년 전인 2018년 10월 뇌종양 수술 후 치료를 받다 사망했는데, 이를 무리하고 무례하게 비교대상으로 삼아 박 의원에 훈계하듯 발언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 측에서는 순식간에 “예의 지키라”, “너무 무례하다”, “곽규택 완전히 실수했다”, “곽규택 인간 좀 돼라”는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곽 의원 발언에 “이봐”라는 한 마디를 뱉은 박 의원은 잠시 황망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다가 곽 의원을 가리키며 “저러니까 자기 형님한테도 야단 듣는다”라고 말했다. 영화 ‘친구’ 등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 곽 의원의 형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마저 “곽 의원 심하다 지나치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 잘못됐다. 윤리위원회 제소감”이라고 질타했다.
법사위 종료 후 민주당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곽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 대표를 향해 ‘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끔찍한 망언을 내뱉은 지 불과 일주일이다. 그 참담함도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튀어나온 망언 릴레이에 경악을 금치 못할 따름”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곽규택 의원의 망언에 대해 국회 윤리위 제소를 포함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울러 지금도 사과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징역 2년을 구형받은 피고인 나경원 의원을 지키기 위해 동료에 대한 예의와 고인에 대한 존중마저 내팽개친 곽규택 의원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국회의원의 품격까지 바라지 않는다. 먼저 사람이 되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