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내리기 전에”…4월 정기예적금에 10조 몰렸다

한은, 2025년 4월 통화 및 유동성 발표
4월 유동성 8.1조↑…전월비 0.2% 증가
수익증권도 단기 채권형 중심으로 늘어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4월 시중에 풀린 돈이 8조원 넘게 늘며 통화량이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적금이 한 달 새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하면서 예금이자가 더 줄어들기 전에 예치해두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사진=뉴스1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평잔)은 4235조 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2%(8조 1000억원) 증가했다.

M2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금,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정기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등을 더한 것이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정기예적금(9조 4000억원), 수익증권(5조 1000억원) 등이 증가했으나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5조 3000억원), 기타통화성상품(-3조 9000억원) 등은 감소했다.

특히 정기예적금은 예금금리 추가 하락 이전 예치 수요 등으로 전월(1조 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5배가량 컸다. 수익증권은 예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단기 채권형을 중심으로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지방정부 재정집행을 위한 자금 인출, 기업 배당금 지급 및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감소했고, 기타통화성상품은 수입결제대금 지급 및 외화 차입금 순상환 등에 따라 외화예수금을 중심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4월은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던 상황”이라면서 “이에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확대되면서 예금금리 추가 하락 이전 예치 수요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기업(6조 4000억원)은 MMF 및 수익증권 중심으로 증가한 반면, 기타부문(-6조 7000억원)은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중심으로 감소했다. 가계·비영리단체(3000억원)는 정기예적금 중심으로 늘었으며, 보험사·증권사·여신전문금융기관 등 기타금융기관은 기타통화성상품 실적 등이 영향을 미쳐 1조 3000억원 줄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 포함하는 M1 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및 요구불예금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6% 감소한 1272조 5000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 늘었다. 금융기관 유동성(Lf, 평잔)은 5785조 7000억원으로, 전월비 0.3% 증가했고, 광의유동성(L, 말잔)은 7276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