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커버 스토리 - 베일 벗은 ESG 공시, 코리아 프리미엄 시동
⑥-1 이해관계자 의견 -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지속가능경영사무국장
지속가능성 공시에서 공시 범위, 데이터 구축, 스코프 3 대응, 법적 책임 문제 등은 기업 현장에서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지속가능성 공시 초안을 바라보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기업을 대표하여 제도 도입 과정에서의 주요 쟁점과 한계, 보완 조치를 짚어봤다.
이번 지속가능성 공시 초안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나.
“공시 관련 기준과 로드맵이 여러 차례 연기되면서 기업과 유관 기관 모두 준비 과정에서 상당한 불확실성을 겪어 왔다.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을 시작으로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향의 로드맵이 제시된 만큼, 기업들도 이에 맞춰 공시 준비 체계를 점차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각 이해관계자가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기보다는, 범위를 다소 제한하더라도 우선 제도를 시행하고 운영 과정에서 보완해 나가는 접근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사회에서는 지속가능성 공시 조기 도입이 글로벌 경쟁 우위로 직결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속가능성 공시의 조기 도입 자체가 경쟁 우위로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일부 국가나 지역에서는 제도 시행 과정에서 기업의 데이터 구축 부담과 실무적 어려움이 확인되면서, 적용 범위나 세부 기준, 도입 시기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영국·일본·호주 등 주요국 역시 자국의 산업 구조와 기업 준비도를 고려해 스코프 3 공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거나 자율 공시와 병행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조급한 접근보다는 다른 국가들의 도입 과정과 제도 조정 사례를 충분히 참고해 우리 산업 여건에 맞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초안에 따르면 공시 범위가 ‘연결 실체’ 기준이다. 한국 기업들은 재무 데이터에 더해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나.
“국내외 종속회사를 포함한 ESG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한국 대기업들은 하나의 그룹 안에 제조, 건설, 유통·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 포트폴리오가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동일한 ESG 지표라 하더라도 모든 사업회사가 동일 기준으로 데이터를 산정하고 관리하기 상당히 복잡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개별 사업회사의 데이터를 단순히 합산해 그룹 전체 수치로 공시했을 때 그 정보가 투자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실제로 얼마나 유용한 정보인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ESG 데이터는 환경, 인적 자원, 안전, 공급망 등 성격이 서로 다른 다양한 비재무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연결 기준으로 데이터를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이 재무 정보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정의나 집계 방식의 차이로 인해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공급망 데이터 수집의 난이도를 고려할 때, 스코프 3 공시에 대한 3년의 유예 기간이 충분할까.
“스코프 3 공시에 대해 3년의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현재 스코프 3 배출량 산정을 위한 산업별 배출계수 데이터베이스(DB)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고,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공급망 데이터까지 수집해야 하는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배출량 산정에 사용하는 배출계수가 업종별·국가별로 완전히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동일한 활동 데이터(activity data)라도 어떤 DB나 방법론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결괏값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 간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표준 가이드라인과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업종별 스코프 3 대응 협의체 또는 전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스코프 3 항목, 데이터 수집 방식, 배출계수 활용 기준 등과 함께 협력업체의 데이터 구축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 인프라나 정책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법정 공시 도입 시 ‘면책(Safe Harbor)’ 범위가 어디까지 구체화되어야 할까.
“공시된 스코프 3 배출량의 정확도나 집계 근거, 산정 방법론의 차이 등을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 과실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법적 책임을 완화하거나 면제하는 형태의 규정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공시된 배출량의 정확도나 산정 방법의 차이 등을 이유로 한 책임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취지의 규정이 보다 명확하게 제시된다면 기업의 공시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자발적인 공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에 대한 의견은.
“현재 기업 입장에서는 공시 비용과 관리 부담이 가시화되는 반면, 공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이나 금전적 인센티브는 상대적으로 모호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의 자발적인 공시 참여를 독려하기 어렵다. 성실하게 공시하고 탄소 감축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에 대해 전환금융·정책금융·보조금 지원 및 공공조달 입찰 시 우대와 같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체계가 설계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뢰성 높은 ESG 평가 등급을 획득하거나 투명하게 스코프 3을 공시하는 기업에 대해 연기금의 투자 비중을 우대하거나, 친환경 설비 전환을 위한 대출금리 인하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 공시 자체가 단순한 규제 이행을 넘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직접적인 재무적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센티브가 가시화된다면, 기업은 공시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경영 전략으로 인식하고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3 weeks ago
2







![140주년 벤츠, 서울 찾아 S클래스·마이바흐S 공개…"럭셔리 정수" [영상]](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4024904.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