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 M&A팀 3040 파트너변호사 4인 인터뷰
K방산 유럽시장 진출 현지화 프로젝트로 새국면
상법개정안 추가입법, 사모펀드 규제 촉각
하반기 금리인하 동반되면 M&A 거래도 늘 것
“최근 시장의 흐름은 명확합니다. 한국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성과와 기반을 다진 기업들이, 이제는 자신 있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이예나 변호사)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율촌 기업법무 및 금융그룹 내 기업·인수합병(M&A) 자문본부의 3040 파트너변호사 4인은 하나같이 요즘 일이 부쩍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상법개정안과 사모펀드(PE) 시장 규제의 내용과 그 영향에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국내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아웃바운드와 해외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 인바운드 양쪽에서 고객들의 자문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법률가들의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율촌(律村)의 이름처럼 변호사들간에 격의없는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과 때문에 고객 중심의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율촌 M&A팀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소개와 최근 시장 분위기를 알려달라
▷손빈희 변호사(변호사시험 2기)=저는 드물다면 드문 이력을 갖고 있는 변호사 중의 한 명이다.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수료하고 만 15세에 대학을 진학한 뒤 만 18세에 로스쿨 2기로 입학했다. 변호사시험 합격 후에는 미국에서 2년간 공부하며 뉴욕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4세에 변시 4기 분들과 같은 해에 율촌에 입사했다. 11년차 변호사로서 다양한 업무경험과 전문성을 키우면서도 젊은 나이로 열정과 패기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것이 저의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M&A팀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및 자본시장(Capital Markets)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11년간 자본시장법상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PEF)들이 수행하는 다양한 투자 업무를 수행했다. PEF 가 당사자인 투자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관련 규제나 자본시장 분야 및 펀드 실무도 고르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현재도 PE 업무와 M&A 업무 모두 활발히 자문하고 있다. 파트너가 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스틱인베스트먼트 펀드가 TPG 펀드로부터 바닥재 기업인 녹수의 경영권을 인수한 거래다. 매수인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대리해 본 거래를 전담했는데, 대상회사가 국내외 여러 자회사를 두고 있던 관계로 해외 로펌으로부터 현지법인 실사 및 계약서 이슈에 대한 자문을 받아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했다. 인수금융 승계 및 주주간계약 등 여러 이해관계가 있는 이슈들을 단순한 법률 검토를 넘어 여러 이해관계인과 의사소통하며 풀어내면서, 프로젝트 추진에 기여한 점이 큰 보람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예년에 비해 저희가 바쁜거 보니 시장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 있다. 저는 특히 기관투자, 펀드 쪽 PE 투자 일을 많이 한다.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금리나 금융권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RW(위험 가중 자산, Risk-Weighted Assets) 이슈 때문에 투자가 많이 얼어붙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금리인하와 동시에 투자가 활발해지는 것 느끼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 주요 장관급 인사 이후 사모펀드와 관련해 새로 도입될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쪽으로도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다.
―PE쪽 규제라고 하면 어떤 것인가?
▷손 변호사=최근에는 상법개정안, 자본시장법 개정 움직임에 관심들이 많다. 특히 PE 투자 중 많은 부분들이 상장 전 회사에 투자해서 기업공개(IPO) 이후 엑시트(exit)하는게 주요 전략인데 IPO 심사를 강화하거나, 물적분할, 중복상장 규제 등 이슈가 있어서 입법안의 영향에 대한 관심들이 높은 상태다. 저희 로펌이 이번에 거래소 출신 고문들도 추가로 영입해 관련 자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김현민 변호사(사법연수원 44기)=입법이 유력시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에 대해서도 고객들의 관심이 많다. 특히 PE쪽 입장에서는 의무공개매수 제도 시행 전에 상장사 바이아웃 딜을 추진하는 경우 의무공개매수 제도 시행 가능성을 고려하여 거래구조를 수립하여야 하고, 의무공개매수 제도 시행 전에 딜을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향후 엑시트(exit) 시점에 의무공개매수의 적용으로 인해 거래종결 확실성(deal certainty)에 대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PE 관련 업무를 하다 보면 ‘지금 투자하면 매각 시점에는 어떤 규제들이 추가로 생길 수 있는가’를 늘 물어본다. 새로운 규제 입법동향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로 인해 상장사에 대한 투자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김 변호사도 간단한 자기소개와 최근 시장 분위기를 알려달라.
▷김 변호사=M&A와 사모펀드(PE)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위산업, 우주항공 분야 전문팀에도 소속돼 활동 중이다. 어쏘 변호사 시절부터 사모펀드(PE), 조선업, 항공업 등 관련 업무를 많이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현재 한화오션이 된 대우조선해양 매각 딜을 담당했었다. HD현대에의 매각 시도와 이후 최종적으로 한화에 매각될 때까지 두차례 매각 자문을 했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던 딜인데, 인수 이후 각종 경영성과 지표에서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최근 10년간 가장 모범적인 인수합병 사례로 꼽히고 있다. 단순한 덩치 불리기가 아닌 조선·방산·친환경 에너지의 시너지를 창출한 전략적 통합의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한화오션이 K조선의 부활을 견인하며 한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방산분야에서는 기업의 해외투자 쪽 수요도 계속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해외로 제품을 수출하면서 K방산의 위상도 높아지고, 유럽 재무장계획(EU의 방산 블록화) 등의 영향으로 현지에서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해서 현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방산업체 입장에서는 투자나 사업구조 방식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셈이다. 기존에는 제품을 수출만 하면 됐는데 현지 투자해서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런 선례가 없다 보니 새로운 도전이다. 앞으로 이런 사례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한미 통상협상 통해 한∙미조선협력 펀드 관련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에 조선소 투자를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은 계속 많아질 것 같다.
―하반기나 내년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이에 따른 계획이나 목표는 어떤 것인지도 궁금하다.
▷김 변호사=M&A 시장은 팬데믹 이후 침체가 지속되었으나, 비즈니스모델 변화 필요성에 따른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가속화, 사모펀드 엑시트 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 하반기나 내년으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분간 대기업의 사업부 분리 매각 거래(carve-out deal)은 계속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동안 다양한 carve-out deal 경험을 바탕으로 carve-out deal의 전문가가 되고자 한다. 또한 주력 분야 중에 하나인 사모펀드 관련 딜의 전문성을 살려 관련 트랙레코드를 계속 쌓아 감으로써 PE자문 명가인 율촌의 명성을 더욱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예나 변호사는 어떤 산업전문팀을 맡고 있나. 간단한 자기소개와 최근 시장 분위기를 알려달라.
▷이예나 변호사(변시 3기)=AI로보틱스 산업 전문팀 팀장을 맡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생태계 속에서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법률적 기반을 설계하는 역할이다.
유학 전부터 국가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AI와 스타트업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실리콘밸리 인근 지역으로 유학 선택으로 이어졌고, 유학 기간 중에 현지에서 실제로 AI와 스타트업 기업들은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어떤 법률 자문이 필요한지, 그 자문이 어떻게 이뤄져야 효과적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체득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글로벌 고객들과의 생생한 대화를 통해 지금 제가 제공하고 있는 AI 및 스타트업 분야의 법률 서비스가 다른 로펌과 차별화된, 보다 실질적으로 깊이 있는 조력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중 하나가 바로 ‘노타 AI’다. 노타AI는 업스테이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이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 5개 팀 중 하나로도 선정된 바 있다.
저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들의 기술이나, 제품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서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예컨대 AI 기업 ‘노타’의 중동 진출, 패션 아이웨어 기업 ‘블루엘리펀트’의 글로벌 확장 자문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 기업이 지닌 가능성과 방향성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 나가는 여정에 동행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블루엘리펀트는 한국에서 워낙 사업을 잘 하고 있고, 외국 관광객분들이 한국에서 반드시 가야하는 매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국에서 잘되다보니, 가능성 보고 해외시장 진출 위해 자문요청이 왔다. 해외진출 방법에 대해 해외로펌들과 협업해서 자문을 해드리고 있다.
많은 분들이 상반기를 ‘자본시장이 얼어붙은 시기’로 기억하지만, 제게는 오히려 글로벌 M&A와 해외 진출 자문이 활기를 띠었던 시기였다. 앞서의 두 사례뿐 아니라 2023년부터 합류했던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 자문 건도 올해 클로징됐다. 산업적 의미뿐 아니라 자문 과정 자체가 매우 도전적이고 인상 깊은 프로젝트들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 변호사=최근 시장의 흐름은 명확하다. 한국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성과와 기반을 다진 기업들이, 이제는 자신 있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수합병, 해외진출 시장은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금 힘들더라도, 시장 넓히고 소비자 확보 위해 투자의사결정하는 측면도 있는거 같다.
물론 시장마다 문화도, 법제도, 비즈니스 관행도 다르기에 두려움이 앞설 수 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함 속에야말로 진정한 기회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에서는 단순히 진출 자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안착’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해외 유수 로펌들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한국 기업에 특화된 글로벌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의 성장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는 ‘M&A+거버넌스’ 전문 파트너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김은영 변호사는 프랑스의 낯선 케이스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문을 잘 수행했다고 들었다.
▷김 변호사(연수원 41기)=저는 외국인투자 팀에 속해 있다. 앞서 말한 사례들이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업무라면 저는 인바운드 업무를 주로 했다. 상반기에 M&A 업무 관련하여는 계열사간 지배구조 업무 및 인바운드 거래 업무들을 위주로 수행했고, 현재도 다양한 인바운드 업무 경험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 상반기에 경기가 안좋다는 것을 많이 느꼈는데, 하반기로 넘어오면서는 업무가 많아지고,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운이 좋았던 것이, 영국의 한 제조회사가 한국 회사를 처음에 인수하고, 그 다음 회사를 인수하는 시리즈 업무를 잇달아 맡아서 하고 있다. 프랑스의 한 중소 제조업체가 한국 업체들을 연속적으로 인수하는 업무 자문도 맡고 있다. 같은 고객과 좋은 관계에서 시리즈 업무를 맡아 수행하면서 인바운드 업무를 많이 하게 됐다.
―IPO, 기업지배구조 쪽 업무도 많이 했다고 들었다.
▷김 변호사=IPO 업무는 개인적으로나 율촌 회사 차원으로도 점차 그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서, 율촌의 한국거래소 출신 고문님들과 함께 협업해 그 업무 경험을 넓혀가고 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에 대한 대응방안 관심이 높다. 적대적 M&A, 경영권 분쟁 등도 발생할 수 있어서다. 상법개정안으로 소수주주들의 배임 이슈 제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견기업들 중에는 자진 상장폐지를 하려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저를 믿고 업무를 맡겨주신 고객사들의 발전이 곧 저와 율촌의 발전이라고 믿고 있어서, 항상 고객사들이 보내주시는 크고 작은 기업 일반 자문들도 소홀히 하지 않고 꼼꼼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김 변호사=올해 하반기에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 경우 올해 하반기 시장 전망은 지금보다 밝다고 생각한다. 작은 회사와 처음 설립때부터 같이해서 회사가 점점 커져서 매출 300억을 넘고 같이 크면 변호사와 고객 관계가 아니라, 운명공동체가 되는거 같다. 저도, 고객도 발전해서, 같이 커가는 것이 변호사로서의 목표다. 작은 목표로는 ‘항상 전화를 잘 받는’ 변호사를 지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