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 여사와의 관계 수사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는 10여 년 전부터 김 여사와 금전거래를 하거나 김 여사가 운영 중이었던 코바나컨텐츠 주체 전시에 협찬하는 등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자신이 투자한 공연 사업이 무산돼 수억 원대 투자금과 이자를 돌려받게 되자 상대 업체에 이자를 돌려받는 대신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에 공동 투자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관련 판결문 등에 따르면 금융사를 다니다 퇴직하고 회사를 새로 만든 김 씨는 2013년 4월 한 방송사의 콘텐츠 기획·제작·유통 자회사 A 사가 주최한 오페라 공연 사업에 31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 계약서에는 공연이 무산될 경우 A 사 측에서 자신의 회사 투자금을 전액 보전해 줘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계약 이후 A 사는 투자자들을 더 모았지만 추가 투자금 조달 실패로 공연이 무산되며 투자 원금과 이자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김 씨의 회사 측은 A 사가 내야 할 이자를 면제해주는 대가로 A 사에 향후 1년간 2건 이상의 공동투자를 제안했다고 한다. A 사가 이를 받아들여 실제 전시·공연 2건에 공동 투자가 이뤄졌는데, 이 중 하나는 코바나컨텐츠가 2013~2014년 주최한 ‘필립 할스만 사진전’으로 이른바 ‘점핑 위드 러브전’이라고 불리는 전시였다. 김 씨가 자신이 돌려받을 돈을 안 받는 대신 김 여사가 주최하는 전시회의 공동 투자하는 것을 제안한 셈이다.비슷한 시기 김 씨는 201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데 가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김 씨는 최 씨가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준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됐다.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후에도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야수파 걸작전’ 등 전시에 뇌물성 협찬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7월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로 후원금을 모금했을 당시 개인 최고액인 1000만 원을 후원하는 등 금전적인 지원을 계속해 왔다. 특검은 김 씨와 김 여사 사이의 금전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한편 이들의 관계가 경제적인 이익을 공유하는 등 특별한 관계가 아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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