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전 전문 노동신문 1면에 게재
시진핑과 정상회담 직후 러 챙기기
“北中관계 고려, 절제된 표현” 분석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축전 전문에서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 관계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펼치며 진실하고 헌신적인 동지적 신뢰 관계, 동맹 관계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스크바의 대내외 정책들을 철저히 지지하고 언제나 러시아 연방과 함께하려는 것은 나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변함없는 의지이며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제적인 러시아 인민이 가는 앞길에 언제나 성공과 승리만이 있기를 축원하면서 당신의 책임적인 사업에서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경일은 과거 소련 시절 의회가 주권 선언문을 채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김 위원장의 축전 전문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북한이 북-러 관계의 공고함을 대외적으로 재확인한 셈이지만, 표현 수위는 지난해와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에 담긴 “언제나 당신과 러시아 연방과 함께하는” “피로써 맺어진 두 나라 장병들의 전투적 우애” 등의 표현이 올해에는 빠지고 정책적 협력 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북-중 정상회담 결과문 잉크도 안 말랐기 때문에 중국을 향한 진정성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북-러 관계 온도를 조절한 것”이라며 “이미 북-러 관계는 군사동맹적 성격이 안착된 만큼 대중 관계를 경제·외교의 중심축으로 두려는 흐름이 읽힌다”고 분석했다.이번 축전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부각한 북-중 밀착 여파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당시 회담에서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북-러 관계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지만 올해 9차 당 대회 후 북한이 경제 발전에 방점을 두면서 당장 시급한 경제 개선은 중국과 도모하려는 의도라는 것. 이를 두고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 등거리 외교를 넘어 안보와 경제 각 사안별로 외교 우선순위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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