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플랫폼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한국 콘텐츠 산업이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동시에 제작비 상승으로 인해 업계에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VP(Vice President·부사장)는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선 투자가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한 회의실에서 넷플릭스의 인사이트 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강 VP는 "제작비가 상승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성민 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넷플릭스는 성장하는데 국내 생태계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제작비 상승에 관해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네시스를 많이 만들어서 한국 자동차 가격이 올라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진 않는다"고 언급했다.
강 VP는 "제작비는 만드는 분의 창작력에 대한 보상이며 일하는 분들이 가져가는 것"이라며 "상승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7~8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콘텐츠는 외국에서 공짜로 보는 콘텐츠였지만 지금은 돈을 주고 보지 않느냐"라며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기회들이 생기고, 앞으로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산업이 만들어지며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가 다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다시 좋아지고 그런 사이클이다.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현주 넷플릭스 코리아 시니어 디렉터는 "최근 5개 작품 중 한 편은 신인 작가나 감독의 데뷔작"이라며 "의도했건 아니건 후진 양성에도 기여를 하고 있고 신진 감독과 작가, 입봉하는 작품 등 기회를 드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준 산업을 기준으로 봤을 때 미래를 생각하며 지속이 가능한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다.
넷플릭스는 2023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 VP는 올해 투자 규모와 관련해 "이전에 발표한 금액이 있다"며 "최소 그 정도의 금액을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만큼 꾸준히 투자하는 곳이 없는 것을 보면 넷플릭스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콘텐츠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교수는 넷플릭스 이용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 방문 의향이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72%로, 비시청자(37%)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 교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넷플릭스 효과'를 언급하며 "콘텐츠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한 국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