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국부펀드,이스라엘 기업·美캐터필러 투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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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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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 대한 지속적인 폭격으로 이스라엘 은행 5곳과 미국의 중장비 제조업체 캐퍼필라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약 2조달러(약 2,800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노르웨이중앙은행 투자운용(NBIM) 이사회는 전 날 윤리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NBIM은 “이 기업들이 전쟁에서 개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캐터필러가 제조한 불도저가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재산을 광범위하게 불법 파괴하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BIM은 지난 해 말 기준으로 약 24억달러 상당의 캐터필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1.2%에 해당된다.

이 펀드는 또 이스라엘의 퍼스트인터내셔널뱅크와 그 대주주인 FIBI홀딩스 등 5개 은행에 대한 투자도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NBIM은 이들 이스라엘 은행들이 ”국제법을 위반하여 설립된” 요르단강 서안지구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활동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밝혔다.

NBIM은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는 정치적 사회적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팔레스타인 분쟁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라는 압력이 거세다.

NBIM의 최고경영자(CEO)인 니콜라이 탕겐은 “NBIM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가자 지구 공습이 격화되는 와중에 이 펀드가 이스라엘 전투기 회사 지분을 소유한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이달 초, NBIM은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상황 악화와 관련해 노르웨이 재무부가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NBIM은 또한 자사 주식 벤치마크 지수뿐 아니라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모든 보유 지분을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의 자산운용사에 위탁했던 운용 계약도 해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된 이스라엘 기업은 56개였으나 8월 14일 기준 38개로 줄었으며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 펀드는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으로부터의 정치적 반발을 피하는 한편, 최대한 높은 수익 창출이라는 사명을 균형있게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 펀드의 주식 투자중 약 55%는 미국에 있으며 포트폴리오의 70%를 주식에 배분하고 있다. 기술 섹터에 대한 높은 비중 덕분에 이 펀드는 지난 해 한 해에만 2,200억달러(307조원)의 수익를 거뒀으나 올해 1분기에는 40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스라엘 투자 철회를 요구해온 비판론자들은 이 펀드가 석유 및 기타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는 분야와 이스라엘 등 인권 침해 혐의를 받는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NBIM 부사장인 트론드 그란데는 벤치마크 지수를 통해 이스라엘에 계속 투자하겠지만 윤리적 지침에 따라서 이스라엘 주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국부펀드를 연구하는 아나 나크발로바이테 연구원은 “NBIM의 이스라엘 투자 축소는 기업과 인권 사이의 피할 수 없는 충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NBIM 펀드의 과거 수익률 데이터에 따르면, 윤리 심사는 지금까지 펀드의 장기 수익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경우에 따라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국부펀드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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