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정책자금 ‘밑빠진 독’이었다…한계기업 71곳 지원, 정상화 5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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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 2026.2.3 ⓒ 뉴스1

서울 종로구 감사원. 2026.2.3 ⓒ 뉴스1
정부가 농업인의 경영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농업정책자금이 본래 취지와 달리 부도 위험이 큰 한계기업 연명에 사용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10일 감사원의 ‘주요 농업정책자금 지원사업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농업정책자금을 지원받은 농업 분야 한계기업 71곳 중 이후 경영이 정상화된 기업은 5곳(7%)뿐이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을 뜻한다.

특히 71곳 중 35곳은 2019∼2024년 6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만성적 취약기업’이었다. 이들은 2022∼2024년 3년간 1곳당 평균 190억9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정상화기업 1곳이 지원받은 8억4000만 원보다 22배 이상 많았다.

장기간 부실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지원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만성적 취약기업 35곳은 2018∼2024년 7년간 총 326회, 1조5748억 원을 지원받았다. 이 중 205회(62.9%), 9922억 원은 이미 최소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뤄진 지원이었다. 한 기업은 2015∼2024년 10년 연속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도 2018∼2024년 7차례에 걸쳐 1104억1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0∼2025년 경영 컨설팅을 한 농업기업 144곳 중 한계기업은 1곳뿐이어서 한계기업을 줄이기 위한 사후관리도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71개 한계기업 중 도정업이 21곳으로 가장 많았지만, 미곡종합처리장 우선 통폐합 등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채무조정 안내도 부실했다. 농협중앙회는 60세 이상 고령자, 기초수급자, 장애인 등에게 채무 일부를 감면한 뒤 나머지를 나눠 갚도록 하는 채무조정을 실시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조정 요건과 감면 가능 비율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채 “신청이 없었다”며 회수가 어렵다고 본 채권을 농협자산관리에 저가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2024년 농협중앙회가 농협자산관리에 매각한 특수채권 1만2995건 중 3126건은 이후 농협자산관리의 채무조정으로 회수됐다. 이 중 1996건은 농협중앙회가 직접 채무조정을 안내할 수 있었던 60세 이상 고령자 채권이었다. 감사원은 농식품부에 한계기업 컨설팅 연계와 구조조정 검토, 재무상태 모니터링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농협중앙회에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채무조정 요건과 감면 가능 비율을 상세히 안내하라고 통보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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