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개신교국가가 더 잘 살았던 이유?

6 hours ago 2

[다산칼럼] 개신교국가가 더 잘 살았던 이유?

이거 진짜일까? 일단 ‘사회학의 아버지’라는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1904년)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개신교 국가 독일이 잘사는 이유를 독일 학자가 그렇게 설명한 게다. 100년도 더 묵은 그 주장, 아직도 유효할까? 좋은 사례가 있긴 하다. 스위스는 26개 주(칸톤)로 구성된 연방국가다. 자원이 빈약한 알프스 산골짜기란 조건을 공유했지만 개신교 칸톤의 소득이 가톨릭 대비 8.15%나 많다. 누군가 ‘그거 봐라!’며 환호할 내용이겠지만 개신교와 거리가 먼 일본, 싱가포르, 대만은 왜 잘사는 걸까? 뭔가 다른 강력한 변수가 존재한다.

영국은 1870년에 국가 차원의 의무교육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 납세와 군복무는 대충 알겠는데 공부는 자기가 알아서 할 일이지 어떻게 의무? 그건 학생의 의무가 아니라 부모가 아이들을 공장이 아닌 학교로 보내면 정부가 책임지고 공부시키라는 ‘의무’다. 그렇게 섬나라 영국이 ‘읽고, 쓰고, 계산해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인재를 양산했고 지구의 4분의 1을 지배했다. 그 비결을 바로 베낀 독일과 일본이 빠르게 추격했다. 얄미운 일본은 1872년에 의무교육제도를 도입했으면서 조선에는 해방 시점까지 도입을 미뤘다. 그게 핵심이란 걸 알았던 걸까? 혹시 르완다라는 나라, 기억하시는가? 1994년, 겨우 경상도 크기의 나라에서 후투-투치족 간 갈등이 터지며 100일 만에 인구의 20%인 100만을 집단 학살한 ‘형편 무인지경’의 그 나라 말이다. 그런 르완다가 2000년 이후 매년 7%씩 경제성장을 하더니 가장 안전한 나라 5위, 국제투명성기구 선정 ‘가장 부패가 적은 국가 중 하나’로 변신했다는 소식은 들으셨는가? 천지개벽은 2000년 집권한 카가메 정부가 12년간의 무상교육을 의무화하며 수백 개 학교를 건축하고 교사를 확충하는 데 예산의 17%를 집중 투자하며 시작됐다. 이 나라, 가톨릭이 개신교보다 더 많다.

원조는 유대인이다. 무려 기원후 64년에 ‘모든 마을은 학동 25명당 1명의 교사를 고용하고 6세가 되면 무조건 학교에 입학시킨다’는 명령이 내려졌다. 대제사장 벤 감라의 작품이다. 얼마 후 로마가 그들을 유대 땅에서 추방했지만 그들은 쫓겨가는 곳마다 ‘배움터’부터 만드는 전통을 굳건히 지켰고 교사인 랍비를 극진히 대우했다. 오죽하면 건국(1948년)도 하기 전에 그 땅에 히브리대(1918년)와 테크니온공대(1924년)부터 세웠을까! 2000년을 일관되게 그랬으니 어지간해서 그들을 이기기 어려운 거다. 우리는 어떠했을까? <하멜 표류기>(1668년)에 ‘조선의 아이들은 밤이고 낮이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책을 읽는데 책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뛰어나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딱 나온다. 우리도 공부가 체질인 민족인데 일제의 긴 어둠이 끝나고 1950년에 의무교육이 도입되며 급속한 도약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개신교와 뭔 관계? 종교개혁의 핵심은 ‘신과 신도를 중개하던 성직자들은 이제 좀 빠지시라. 앞으로 평신도가 성서를 읽고 신과 직접 대면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마르틴 루터는 도망치는 와중에 라틴어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했다. 그리고 모든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라고 압박했다. 유대인과 개신교의 공부는 신의 뜻을 이해하고 신에 이르기 위한 종교적 의무였다. 그래서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에 도착한 후 하버드대(1636년), 예일대(1701년)부터 만들었다. 비슷하게 인격적 완성체인 ‘군자’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는 유가의 영향권에 있는 동아시아가 아이들 교육에 올인하며 빠르게 성장한 거다.

신에게, 혹은 군자로 이르는 길에 그걸 인도하는 스승은 진정한 핵심이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군사부일체, 유대인은 랍비라는 존경으로 존중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교육이 수능 잘 보고 대학으로 이르는 길로 추락하며 그림자뿐 아니라 스승 자체를 사뿐히 즈려밟으니 ‘참교육’이라는 드라마에 모두가 동조하는 ‘웃픈’ 일이 벌어졌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데 교조화를 넘어 악용에 이른 학생인권에 균형이 시급하다. 계속 이러다 우리들의 소중한 가능성마저 즈려밟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