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메가 특구’ 주 52시간 예외 검토… 지역 국한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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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 일대의 모습. 광주 북구·광산구, 전남 장성군 남면 일대에 조성되는 광주 첨단3지구는 362만㎡ 규모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 일대의 모습. 광주 북구·광산구, 전남 장성군 남면 일대에 조성되는 광주 첨단3지구는 362만㎡ 규모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정부가 전남광주 지역에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 내 연구개발(R&D) 인력 등에 대해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남권 반도체 단지 등에 대해 복합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주는 메가특구를 지정할 계획인데, 특구 내 입주 기업의 전문인력에 대해 근로시간 및 휴일·연장·야간근로 규제를 예외로 하는 조항을 특별법에 담겠다는 것이다. 첨단 산업 현장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해 온 규제 유연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은 신기술 개발을 위해 단기간에 핵심 역량을 쏟아부어야 하는 반도체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미국은 고소득의 전문·연구직 등에 대해 근로시간 상한을 두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두고 있다. 일본 역시 유사한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를 도입했고 대만도 노사 합의 시 연장 근로가 가능하다. 반면 한국은 올해 1월 반도체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R&D 인력에 대한 규제 예외를 논의했지만, 노동계 반발과 타 산업과의 형평성 논리에 부딪혀 결국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근로시간 유연화를 굳이 메가특구라는 특정 공간에만 가둘 필요는 없다. 전남광주 메가특구뿐 아니라 수도권 등 다른 반도체 사업장도 같은 혜택을 누려야 한다. 각 업무 영역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에서 일부 사업장만 규제를 풀어주면 정책의 실효성이 반감된다. 서남권 반도체 단지가 본궤도에 오르고 R&D 인력이 확보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텐데 그때까지 기다릴 이유도 없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경쟁이 점점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기술 개발과 생산에서 속도와 몰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장기 집중 근무가 흔한 일이고, 교대근무로 돌아가는 대만 TSMC 연구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연구를 더 하고 싶어도 땡 하면 강제로 퇴근해야 하는 안일하고 경직된 방식을 계속 고집해서는 이 무한 경쟁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근로시간 유연화를 AI 등 첨단 산업 전반으로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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