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미지]민선 9기, 지방자치의 다음 30년을 증명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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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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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민선 9기 지방정부가 1일 공식 출범했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로 시작된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도 어느덧 이립(而立)의 나이를 넘겼다.

지난 31년 동안 지방자치는 이립이라는 말 그대로 번듯하게 성장했다. 지방정부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지방사무 비율은 1994년 13.4%에서 지난해 36.7%로 늘었다. 지방의회도 구성됐고 주민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 등 직접참여 제도도 자리 잡았다. 지방세 비중 역시 1995년 21.2%에서 2023년 24.6%로 높아졌다.

전남광주, 지방자치 새 모델 첫 시험대

‘풀뿌리 정책’은 각 지역 주민들의 삶을 바꿨고, 지역에서 성과를 입증한 제도는 전국의 정책으로 이어졌다. 광주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제주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 등 생활밀착형 아이디어는 이제 지역을 넘어 전국의 표준이 됐다.

다만 지방자치의 전체적인 내실은 여전히 ‘반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방의 재정자립도는 1997년 63.0%에서 지난해 48.6%로 떨어졌다. 지방정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의 비율을 일컫는 재정자주도 역시 2007년 79.5%에서 지난해 70.9%로 낮아졌다. 지방 사무가 늘고 권한이 커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은 오히려 중앙 의존이 심화한 것이다.

이런 현실을 방증하듯 수도권 일극 체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민선 8기에서도 내내 지방소멸 대응과 국가균형발전이 화두였지만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인구는 41만9000명에 달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선 9기부터는 광역지자체의 체급을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처음 현실화됐다. 전남과 광주가 광역지자체로는 처음 통합하면서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공식 출범했다. 인구 약 317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159조 원 규모로 경기, 서울에 이어 전국 세 번째 경제권으로 발돋움한 광주특별시는 비수도권 지역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도권 못지않은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또 광역 통합은 이제 첫걸음을 뗐을 뿐, 앞으로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통합 이후 부여할 권한과 재정 특례 등 지원책을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해 통합이 무산됐던 대구·경북, 그리고 2028년 통합을 목표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경남의 행보 역시 향후 지역균형발전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지방 키우려면 지방 권한 늘려야

지난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 역시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체급을 키운다고 지방이 저절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가 대규모 투자 정책을 설계하고 이끌 권한, 재정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균형발전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끝내 무산된 것도 통합 이후 부여될 권한과 재정 지원이 지역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선 9기에선 지방의 숙원이었던 국세와 지방세 구조를 손질해 지방정부가 스스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을 넓혀야 한다. 또 광역교통망과 산업단지, 사회간접자본(SOC)을 지역 실정에 맞게 집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넘기고, 중앙이 용도와 방식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국고보조사업도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 역시 주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문제들을 더 발굴해야 한다.

버스 준공영제, 아이 병원 야간 진료, 지역 돌봄 등 지난 30년간 지방자치는 주민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들어 왔다. 민선 9기, 앞으로 30년은 지난 30년간 성장한 지방자치가 자치의 내실을 다지고, 더 성숙한 지방자치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증명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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