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구백화점이 경영권 공개 매각을 추진한다. 물밑에서 매각 협상을 벌이던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이 강한 매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 주요 상권에 있는 대구백화점 알짜 부동산 매각도 병행하기로 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보유 중인 대구백화점 지분 34.7%(의결권 기준 43.0%)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주관 업무는 삼정KPMG가 맡았다. 입찰 절차는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 다음주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기 시작해 다음달 5일 마감한다. 연내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 우호지분까지 확보하면 의결권 기준으로 57.3%를 인수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경영권 지분과 함께 대구백화점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도 매각한다. 부동산 자산만 따로 떼서 인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매각 대상은 2021년 폐점한 대구백화점 동성로 본점과 대구 대봉교역에 있는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동구 신천동에 현대아울렛 대구점이 임차해 사용 중인 건물, 같은 지역 CJ대한통운이 임차 중인 물류센터 등 네 곳이다. 대구 핵심 상업 지역에 자리해 다양한 용도로 개발이 가능하다. 부동산 네 곳의 감정평가액은 7000억원에 달한다.
대구백화점의 본업인 유통업보다는 부동산 자산가치를 노리고 인수에 뛰어드는 후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지역 부동산 경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해 선제적으로 부동산 개발에 나설 건설회사와 운용사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대구백화점은 2년 전 매물로 나와 차바이오그룹 등과 매각 논의를 거쳤으나 무산됐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