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준 ‘유권자의 60%→50%’ 축소
내부 결재만으로 확정, 회의록 없어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 50% 넘긴 송파구
지침 조정 않고 일괄적용해 ‘부족 사태’

9일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10일 ‘제9회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을 하달하면서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 기준을 종전(60%)보다 축소한 50%로 규정했다. 이는 같은 달 24일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 개정을 통해 확정됐다.
중앙선관위는 “종합관리지침은 각 부서 의견을 취합한 후 내부 결재를 거쳐 시도위원회 등에 하달했다”고 송 의원에게 설명했다. 또 편람 개정의 경우 “각급 선관위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밝혔지만 “별도 회의는 개최하지 않아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초래한 결정을 공식 회의도 없이 내렸다는 설명이다.
지역 선관위도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결정할 때 세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람에는 “(인쇄 매수는) 예상 사전투표율 등 지역 실정을 감안해 투표구별로 조정할 수 있다”고 명기됐다. 서울 송파구의 경우 2014년과 2018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전체 선거인의 본투표율은 50%를 넘었지만, 편람상 하한선을 일괄 적용해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중앙선관위와 송파구 선관위는 실제 인쇄를 하한선인 50%에 맞추게 된 책임을 상대방에 돌리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예상 선거인 수 대비 인쇄 매수를 결정하는 건 각 지역 선관위”라는 입장인 반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은 송파구선관위는 “중앙선관위 지침과 과거 투표율을 고려해 인쇄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관위는 편람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시군구 선관위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는 입장이다. 또 편람에 “(인쇄 매수는) 선거구별 또는 투표구별로 조정해서 산정해 사무처장이나 사무국 전결로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점을 들어, 실제 인쇄량을 50%로 확정한 것은 송파구 등 지역 선관위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송파구선관위는 편람에 앞서 하달된 ‘제9회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을 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앙과 지역 선관위 모두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파구 잠실4동의 전체 선거인 수 대비 본투표율은 각각 55.23%와 51.45%였고, 잠실7동은 59.56%와 51.40%로 두 차례 연속 50%를 웃돌았다. 두 동은 모두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지역이다. 과거 전례를 감안하면 하한선인 50%를 일괄 적용하지 말고 투표구별로 조정했어야 했다는 것이다.송 의원은 “투표율이 50%를 넘었던 지역에 최소 기준만을 적용한 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촉구했다.단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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