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개미들도 '빚투'…신용융자 16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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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으로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가하자 대만 증시의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증권사의 신용융자(주식 매수를 위한 증권사 차입금) 잔액이 지난 12개월 동안 160% 급증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 기록한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의 증권사 신용융자 잔액 증가율(94%)을 크게 웃돌았다.

대만 증권사들이 내놓은 일부 대출 상품은 투자자의 대출 수요 급증으로 내부 한도에 도달했다.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권사 대출이 어려워진 투자자는 은행 대출을 새로 받거나 금융상품을 해지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대만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일 대만 중앙은행 채권 입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물량이 완판되지 못했다. 채권에 투자할 돈마저 주식 투자로 빠져나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 증시는 지난 1년 동안 100% 넘게 상승했다. 청소년도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거래량 급증으로 증권사 웹사이트가 마비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만 증시 시가총액은 최근 불과 몇 주 만에 영국과 캐나다, 인도를 제치고 세계 5위 규모로 올라섰다.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주식 거래 관련 투자자의 채무불이행 규모는 20억대만달러를 넘어섰다. 2019년 관련 통계를 공개한 후 월간 기준 최대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입니다.
이전에 테크 분야를 9년 동안 취재했습니다.
경제부처에선 5년 동안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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