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가 기업대출과 비이자이익 강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자놀이' 비판에서 벗어나 체질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은 하반기 기업대출·비이자이익 강화·자본시장 리더십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우선 대출부문에서는 '6.27' 대책 이후 강력한 규제를 받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강화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하반기 기업대출 규모를 월 1조원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상반기 총 5조3000억원 늘린 것에 비해 더 많은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금융은 하반기부터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와 협력해 관련 기업에 금융 인프라·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상반기 리딩금융을 수성한 KB금융은 은행을 중심으로 6~7%대 기업대출 성장률을 확보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 이종민 부행장(CFO)은 지난 주말 2분기 실적발표에서 “기업대출 부분에서 우량 자산 위주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연간 6~7%대 여신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빈 신한은행 CFO 역시 “하반기에는 자산 포트폴리오 중심을 기업대출로 잡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면서 “활발한 기업대출 시장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성장산업 중심으로 기업금융을 강화한다. 특히 보증서대출 공급 등 수출기업에 유동성 공급을 늘린다.

비이자이익 부문도 전면에 내세운다. 상반기 개선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연말까지 수수료 기반 사업을 토대를 더 단단하게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 2분기 순수수료이익은 1조320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상무(CFO)는 “그룹의 다변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향후 금리 하락과 증시 거래 활성화 국면에서 이익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한금융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조2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98억원(4.2%) 증가했다. 하나금융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약 10% (1조3982억원) 증가했는데, 특히 하나은행 비이자이익이 74.4% (7406억원) 성장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외환파생 매매평가익과 수수료이익 수익 구조 다각화가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보험사 인수를 마친 우리금융은 종합금융사로서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보험사 인수를 기점으로) 중장기적으로 신계약마진(CSM) 확대 영업 전략 등 이익창출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인수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수료 이익을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주 실적 발표를 마친 4대 금융지주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속에서도 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데다, 비이자이익까지 개선하며 호황을 맞았다.
다만,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이자장사'에 대한 날선 비판을 내놓고 있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내 금융기관을 향해 “손쉬운 주택 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번주 초 전 업권 협회장들을 소집해 투자 확대 등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28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금융투자협회 등 금융권 협회장과 간담회를 가진다. 이 행사는 예정에 없었지만 이 대통령 발언 이후, 금융권 의견수렴 차원에서 잡혔다.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 계획도 추가로 내놨다. 지난해부터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리더십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KB금융은 주당 920원 현금 배당과 8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내놨다. 신한금융도 주당 570원 현금 배당과 8000억원 규모 자사주 추가 취득·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2000억원 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과 주당 913원 분기 배당을 결의했다. 우리금융도 주당 200원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