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을 앞두고 하와이로 떠났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7일 귀국했다. 약 한 달여 만의 귀국으로 '신당 창당설' 등이 무성한 가운데, 홍 전 시장은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나라가 조속히 좀 안정됐으면 한다"며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 새 정부가 정치 보복하지 말고, 국민 통합으로 나라가 좀 안정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하와이에 체류하면서 나라를 위해 뭘 할지 고민했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그는 취재진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개혁안'에 대해 이어 묻자 "나는 이미 탈당했다. 그 당 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위헌 정당 해산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한 질문에는 "이미 한 달 전에 대선후보 경선할 때 '대선에 지면 위헌 정당으로 해산 심판 청구를 당할 것'이라고 한 얘기"라고 했다.
재차 쏟아진 '신당 창당 가능성', '개혁신당과 연대 가능성', '보수 재편에 역할을 고민할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지난 4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탈당 및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하와이에 머물렀다. 한 달여간의 시간 동안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이념도 없고,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며 연일 독설을 쏟아냈다.
대선을 앞둔 지난달 15일에는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 따라 꼬마 민주당에 갔다면…"이라는 아쉬움을 밝혀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했고, 최근에는 '3대 특검'(김건희·해병대원)으로 인한 국민의힘 위헌 정당 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긴 했지만, 최근 여러 차례 정견을 밝혀온 만큼, 추후 정계 복귀를 통해 보수 재편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 정치권 중론이 모인다. 국민의힘에서는 "국민의힘 은퇴이지, 정계 은퇴는 아닌 것 같다"(김대식 의원)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홍 전 시장은 귀국 직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앞으로 내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해, 모종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시사해뒀다. 지난 9일에는 홍 전 시장 중심의 신당 창당을 요청하는 한 지지자에게 "알겠다"고 답해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고개를 든 상태다.
홍 전 시장과 가까운 정치권 관계자는 "이제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신당 창당은 자금이나 조직 같은 현실적인 요소들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거취를 묻는 한경닷컴 질문에 "국민의힘으로는 안 돌아간다"고 밝힌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