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한화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5월 27일 잠실 LG전에서 LG 이영빈의 체크스윙 판정과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허구연 KBO 총재는 7일 KBO 유튜브 채널 ‘크보라이브’를 통해 1군에서도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조기 도입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뉴시스
체크스윙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전반기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다.
KBO리그는 대부분의 판정에 비디오판독을 시행하는 데다 볼-스트라이크 판정도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활용하고 있다. 그만큼 심판과 선수단의 분쟁 소지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체크스윙은 다르다. 심판이 직접 판정하는 영역이라 경기 도중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종종 나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5월 3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체크스윙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하다가 퇴장 당했고, 최근에는 2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두산전에서 박진만 삼성 감독이 3루심과 대치하기도 했다. 체크스윙까지 비디오판독 영역을 확대해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김경문(한화 이글스), 염경엽(LG 트윈스) 감독 등 베테랑 사령탑도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빠르게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선 이미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시범 운영 중이다. 1루와 3루측에 설치된 카메라가 홈플레이트 쪽을 비춘다. 홈플레이트의 앞면과 평행이 되는 지점에서 투수 방향으로 배트의 헤드가 넘어가면 스윙 판정을 받는다.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애초 1군에선 내년부터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기준. 사진|KBO 공식 유튜브채널 ‘크보라이브’ 캡처
그런 와중에 허구연 KBO 총재가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의 조기 도입을 시사했다. 7일 KBO 공식 유튜브 채널의 ‘크보라이브’에 출연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허 총재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먼저 언급했다. “KBO리그는 체크스윙 각도를 90도로 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는 135도가 기준이었는데, 이 경우 타자에게 유리하다. 카메라의 위치에 따라 90도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팬들과 총재의 마음이 똑같다”며 “공정하게 판정하기 위해선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조기 도입해야 한다. 단장 여러분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팬 퍼스트’인데, 팬들이 납득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메라 설치를 서둘러 이번 올스타전부터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시범 가동할 것이다. 도입 일정을 앞당길 수 있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KBO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로 했다. 당장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시범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7월 중 한 차례 실행위원회(단장 회의)를 열어 세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병석 KBO 홍보팀장은 8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우선 올스타전 때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슈가 많은 데다 여론도 수용해야 하는 만큼 이달 중 실행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단 전 구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체 테스트를 하면서 조기 도입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실행위원회에서 세부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 김재환의 2일 잠실 삼성전 체크스윙 장면. 비디오판독을 시행할 경우 스윙 판정을 받는다. 사진|Tving 중계화면 캡처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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