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 사상자 100만명 육박…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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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거미줄 작전)을 받은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벨라야 공군기지에 전략폭격기로 보이는 기체들의 잔해가 남아 있다. 2025.06.05. [이르쿠츠크=AP/뉴시스]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거미줄 작전)을 받은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벨라야 공군기지에 전략폭격기로 보이는 기체들의 잔해가 남아 있다. 2025.06.05. [이르쿠츠크=AP/뉴시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발생한 사상자 숫자가 이달이면 1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군이 입은 가장 큰 규모의 피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는 3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러시아군 사상자가 약 95만 명에 달하며 이 중 25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의 사상자는 사망자 6만~10만 명을 포함해 약 4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해당 보고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구소련이나 러시아가 치른 어떤 전쟁도 우크라이나 전쟁만큼 사망률이 높았던 적이 없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인들을 노골적으로 사소하게 여기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소련은 2차 대전 동안 약 870만 명의 병력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CSIS는 러시아는 사상자를 축소해 공개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아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 CNN방송은 영국 국방부 등 다른 정보기관들이 내놓는 추산치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도 “러시아군이 하루 약 1000명씩 죽거나 다치는 추세에 따르면 이달 안에 100만 번째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2일 보도했다.

CSIS는 러시아가 지난해 초부터 전쟁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의 소모적인 성격 때문에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현재 갖고 있는 가장 큰 희망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고 분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도 짚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러시아 인구가 우크라이나의 4배에 가깝기 때문에 사상자 수도 많은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러시아가 엄청난 손실을 계속 감당하면서 매달 신병 3~4만 명을 모집하는 것은 놀랍다”라고 전했다.

끊임없는 징집의 배경에는 ‘돈’이 있다. 군인들은 가난한 지방 도시 출신의 30~40대 남성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전직 언론인인 엘레나 라체바는 지난해 말 기준 계약직 병사의 평균 연봉이 350만∼520만 루블(액 6000만~9000만 원)로 러시아 평균 연봉의 약 5배에 달하며, 군인 유가족에게는 1100만~1900만 루블이라는 거액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사회 전반에서는 이러한 모병 제도가 ‘전면 동원’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전역의 소도시에서 많은 중년 남성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입대를 신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다만 CSIS 보고서는 “러시아에서는 전쟁 비판이 금지되어 있어 아직 공개적인 반대 여론이 일고 있지 않다”면서도 “장기간의 전쟁으로 인한 ‘피의 대가’가 푸틴 대통령에게 잠재적인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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