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주헌은 8일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투수 송승기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그는 “고척돔 마운드가 다른 구장보다 높아 직구가 더 위협적일 것이라 봤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경험치가 쌓일수록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있는 포수 유망주다. 스포츠동아DB
“빨리 적응하면 직구가 더 위협적일 것이라 봤어요.”
LG 트윈스 포수 이주헌(22)은 신인왕 유력 후보로 올라선 LG 좌완 송승기(23)의 올 시즌 특급 조력자중 한명이다. 송승기의 전담 포수로 선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그는 찰떡 배터리 호흡을 보이며 팀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팀 백업 포수인 이주헌은 주전 포수인 박동원(35)에 비해 출전 빈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적은 기회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조금씩 출전 경기 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최근 송승기와 연이어 주 2회 등판 호흡을 맞춰 모두 승리를 수확, 단숨에 송승기의 시즌 승수를 ‘7’까지 늘리는 데 앞장섰다.
둘은 8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환상의 배터리 호흡을 선보였다. 이날 선발등판한 송승기는 7이닝 2안타 2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포수로 나선 이주헌은 4타수 1안타 1득점 활약을 펼쳤다.
LG 이주헌. 스포츠동아DB
송승기와 이주헌은 이날 평소와는 다른 볼 배합을 가져갔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모두 던질 수 있는 송승기는 변화구에 강점이 있는 투수다. 직구 구위도 묵직하지만 다양한 변화구 패턴을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왔다.
그런데 둘은 8일 경기에선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송승기가 던진 97개의 공 중 무려 58개가 직구였다. 직구에 이어선 슬라이더(14개), 체인지업(13개), 커브(8개), 포크볼(4개) 순으로 비율을 가져갔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송승기는 고척돔에서 처음으로 공을 던졌다. 다른 구장보다 고척돔의 마운드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주헌은 송승기의 구위가 더 살아 보일 수 있도록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LG 이주헌. 스포츠동아DB
이주헌은 “여기 고척돔 마운드가 다른 곳에 비해 높다. (송)승기형이 적응만 빨리하면 직구가 다른 날보다 더 위협적일 것이라 봤다. 경기에 들어가니 직구가 실제로 좋게 들어오더라. 그걸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승기 역시 경기 후 “마운드가 확실히 높더라. 보는 시야 자체도 더 넓어진 느낌이었다. 구속은 평소보다 나오지 않았는데, 구위는 더 좋게 느껴졌다고 한다. 마운드 높이 때문에 그런 차이가 느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주헌은 “처음에 시즌을 시작할 땐 긴장도가 너무 높았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계속 쌓이다 보니 (송)승기 형과 나갈 때는 긴장감보다 설렘이 더 크다. 이렇게 ‘다른 투수들과도 호흡을 계속 맞춰 가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주헌은 새롭게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투수론 베테랑 임찬규(33)를 꼽았다. 그는 “(임)찬규 선배님이 워낙 다채로운 투구를 하지 않나. 제구도 좋은 투수이니 경기를 운영해 나갈 때 정말 재밌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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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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