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 고수들이 조선주를 집중 매수했다. 조선 업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 안보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트럼프가 지난달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에 관한 행정명령을 서명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 기대가 커지고 있다.
4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화오션을 가장 많이 샀다. 순매수 2위와 6위는 각각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로 집계됐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1위(4629억원), 4위(1120억원)에 오른 종목이다. HD현대미포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7위(690억원) 종목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한·미 조선업 협력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 이후 꾸준히 한국과 조선업 협력을 언급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은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해군이 향후 30년간 매년 42조원 규모의 군함을 발주할 계획인 데다 군함 유지보수(MRO) 수요가 늘어나면서 당분간 국내 조선 업계에 호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수들은 방산주에도 관심을 보였다. 순매수 3위(한화시스템)와 5위(현대로템), 8위(LIG넥스원)가 모두 방산주였다. 최근 국내 방산 업계는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각국의 안보 불안이 커지며 무기 수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의 올해 합산 매출 예상치는 36조1004억원, 영업이익은 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합산 매출 22조5267억원, 영업이익 2조6590억원보다 각각 60.26%, 78.42%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