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분쟁마다 등장하는 이름…호반 오너 2세 김대헌에 쏠리는 눈

4 weeks ago 7

김상열 호반 회장 장남…호반건설 최대주주
초고속 승진 거듭하며 공격적 M&A 이끌어
1조 넘는 현금성 자산…시장 ‘큰 손’ 군림

  • 등록 2025-05-19 오후 5:57:23

    수정 2025-05-19 오후 5:57:23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180640), LS(006260)그룹 등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면서 오너 2세인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총괄사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창업주인 김상열 회장이 60대로 아직 젊지만, 호반은 일찌감치 김 사장을 중심으로 승계를 정리하고 있다. 다가올 승계 매듭에 앞서 김 사장을 주축으로 호반그룹이 사업 영토 확장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총괄 사장 (사진=호반그룹)

2020년 사장 승진 후 사세 확장 본격화

1988년생인 김대헌 사장은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2남 1녀 중 장남이다. 경희대학교 골프산업학과를 졸업한 뒤 2011년 호반(옛 호반건설주택)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2013년 호반건설 미래전략실에 상무이사로 합류한 뒤 2017년 전무이사로 승진했고, 2018년 호반과 호반건설 합병을 통해 호반건설 최대주주(54.73%)에 등극했다. 이후 2018년 12월 부사장, 2020년 12월 기획총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21년 김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김 사장 중심의 승계 구도를 마무리지었다.

호반그룹의 M&A는 김대헌 사장의 사장 승진 후 본격화됐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2021년 대한전선 인수를 시작으로 △서울신문 등 언론사 인수(2021년) △폴라리스쉬핑 소수지분 인수(2022년) △한진칼 지분 인수(2022~2025년) △㈜LS 지분 인수(2024~2025년) 등이다. 기존 건설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전선, 언론, 해운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김 사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이 기간 호반그룹은 조(兆) 단위 기업인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와 HMM의 인수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로 M&A 시장에서 거물급 큰 손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실제 김 사장은 부사장 시절이던 2019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해 30여 곳이 넘는 기업의 초기 투자를 단행했고, 지난해 대한전선 이사진에도 새롭게 합류하는 등 스타트업 지분 투자와 인수 기업의 경영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쌓인 현금만 1.3조…한진칼 지분 매입 여력 남아

호반그룹의 강점은 넉넉한 현금성 자산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호반(19억원), 호반건설(9711억원), 호반호텔앤리조트(2486억원) 등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호반건설이 보유한 현금 중 질권 설정 등으로 사용이 제한된 금액은 300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3%에 불과하다.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의 경우 빠른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이 각각 2100억원, 18억원 규모로 있다. 즉시 활용 가능한 현금 보따리가 1조원 넘게 쌓여 있는 셈이다.

이를 토대로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여력은 남아 있다. 호반은 2022년 한진칼 지분 매입 당시엔 호반건설과 호반만을 동원했으나 2023년부터는 호반호텔앤리조트 보유 현금도 추가 활용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호반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으로 한진칼 지분을 최대 3.23%(19일 종가 기준)까지 확보할 수 있다.

LS그룹 역시 호반그룹과 전선 사업을 둘러싼 ‘악연’이 있다. 2019년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은 2021년 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을 인수한 뒤 호반과 LS의 싸움으로 번졌다. 5년 넘게 이어온 갈등은 LS전선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올해 초 호반그룹이 수년에 걸쳐 ㈜LS 지분을 매집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호반 측의 앙금이 남아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졌다. 특히 김대헌 사장이 호반건설과 대한전선 경영에 모두 관여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갈등의 불씨가 LS그룹 지분 추가 매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호반그룹은 계열사에 쌓아둔 현금을 동원해 대형 M&A 건도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한진칼, ㈜LS처럼 지주사 지분을 직접 겨냥하는 등 단순투자가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적극적인 매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