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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삼성증권 채널솔루션전략팀 수석
헤지펀드는 어느덧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제법 익숙한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전통적인 주식·채권 투자 외에도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헤지펀드' 라는 단어가 주는 추상성과 복잡성은 대중의 이해를 어렵게 만듭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한국에서의 헤지펀드 투자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헤지펀드의 정의를 딱 잘라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장 인터넷에서 그 뜻을 찾아보려고 해도, 출처에 따라 각양각색의 해석이 있습니다. 다만 여러 정의에 등장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단어를 꼽아보자면 '절대수익과 레버리지' 입니다.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시장의 방향과 무관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라는 점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인 것 같습니다. 실무적으로는 'Prime Broker'를 사용하는 펀드를 헤지펀드로 흔히 정의하는데요, Prime Broker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신용 공여, 주문 집행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입니다. 국내에서는 일정 요건을 갖춘 대형 증권사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가 주식을 산 후에 파는 비교적 단순한 거래 구조를 갖고 있다면, 헤지펀드는 주식을 빌린 후 매도하는 차입 공매도 거래, 이에 따른 레버리지 관리 필요 등 복잡한 니즈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할을 도와주는 Prime Broker를 필요로 합니다.
차입 공매도 얘기가 나온 김에 롱숏 전략을 잠깐 얘기해볼까 합니다. 롱숏 전략은 국내 헤지펀드들이 가장 흔하게 활용하는 전략이고, 일반 투자자 분들께도 꽤 익히 알려진 전략입니다. 좋은 주식을 사고, 나쁜 주식을 파는(공매도) 비교적 단순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기대 수익이나 위험도가 다른 여러가지 세부 전략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펀더멘털 롱숏'과 '페어 트레이딩'을 들 수 있습니다. 펀더멘털 롱숏은 앞서 말씀드린 '좋은 주식을 사고, 나쁜 주식을 파는(공매도)'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주식은 빠지고, 나쁠 것이라고 예상한 주식이 오르는 케이스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두 포지션에서 모두 손실이 나게 되는거죠. 반대의 경우에는 큰 수익도 물론 가능합니다.
반면, 페어 트레이딩은 통상 같은 업종내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주식'을 사고, '상대적으로 나쁜 주식'을 공매도 하는 전략입니다. 동일 산업 내에 속한 두 종목은, 업황이나 해당 업종의 호재와 악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가의 상관관계는 높겠지만, 두 기업간의 상대적인 경쟁력 차이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펀더멘털 롱숏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대수익과 낮은 위험을 갖는 특성이 있습니다. 내가 투자할 펀드가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 롱숏 전략이라면 세부적으로는 어떤 특성을 갖는 전략을 쓰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표면적인 펀드의 위험등급 이면에,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펀드가 감내하는지 파악하고, 나의 투자성향이나 목표와 잘 부합하는지 반드시 비교해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통상 이러한 헤지펀드는 사모펀드, 즉 소수의 투자자만 접근이 가능하고 최소 투자금액 제약도 있는 제한적인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2017년 도입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제도를 통해 소액 일반투자자도 헤지펀드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조금 단순화해서 설명하자면, 공모 운용사가 투자자의 돈을 받아 이 돈으로 시장에 있는 여러 사모 헤지펀드들 중 좋은 펀드들을 엄선해 투자한 뒤, 그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분배해주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좋은 헤지펀드들을 고르는 것이 아닌, 펀드 간 상관관계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분산투자의 효과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헤지펀드는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성과가 크게 좌우되는 만큼 매니저를 선정하는 노하우와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수고를 공모 운용사가 대신 해주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투자 수단으로 판단됩니다. 이 외에도 미국에 상장된 ETF 중 헤지펀드 전략을 사용하는 ETF들이 다수 있습니다. ETF의 장점인 실시간 매매 등을 십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ETF를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