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해 맞벌이 가구 비중이 1년 전보다 0.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가 줄었던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감소다. 내수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업, 건설업 등 일자리가 줄어든데다, 청년 일자리 악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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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가족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는 608만 6000가구로 1년 전보다 2만 9000가구 감소했다.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 가구(1267만 3000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중은 48.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맞벌이 가구 비중이 감소한 코로나19로 일자리가 감소했던 2020년(-1.4%포인트) 이후 4년 만이다. 맞벌이 가구 비중은 2021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완화로 일자리가 회복되면서, 2021년, 2022년, 2023년 3년 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30~40대의 연령별 맞벌이 가구 비중은 늘었지만, 청년층과 60대 이상은 줄었다. 30대와 40대의 맞벌이 가구 비중은 각각 전년 보다 2.6%포인트·1.3%포인트 상승한 61.5%·59.2%로 나타났다. 30~40대 부부 10쌍 중 6쌍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15~29세 청년층은 맞벌이 가구 비중이 전년보다 2.2% 줄어든 50.4%로 나타났다. 청년 일자리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4만 4000명이나 줄었다. 고용률은 0.4%포인트 감소했다.
60세 이상도 맞벌이 가구 비중이 전년보다 0.6% 감소한 31.9%로 집계됐다. 지난해 남성 고용률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여성은 청년층과 50대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오른 반면, 남성은 40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다른 연령층에서는 여성 고용률 상승 효과가 더 컸던 반면, 60대 이상에선 남성 고용률 하락이 더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내수부진으로 일자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별로 보면 가구주가 도매·소매업에 종사하는 맞벌이 가구 수가 1년 전보다 4만 가구나 줄었다. 이어 △농업·임업·어업(-2만 5000가구) △건설업(-1만 9000가구) △제조업(-9000가구) 등에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1인 가구는 전년보다 61만 6000가구 증가한 800만 3000가구로 나타났다. 이 중 취업가구는 510만 가구로, 1년 전보다 42만 6000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 중 취업자 비중도 63.7%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1인 가구 수 및 취업 가구 비중 모두 역대 최대다.
연령별로 보면 모든 연령에서 취업 가구가 증가했다. 30대가 15만 6000가구로 가장 크게 늘었고, △60세 이상(12만 4000가구) △50대(5만 8000가구) △40대(4만 8000가구) △15~29세(4만 가구) 순으로 늘었다. 취업가구 비중 역시 40대(-0.1%포인트)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에서 증가했다.
산업별로 봐도 모든 산업군에서 1인 취업가구가 늘어나거나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1인 가구 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취업자도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관련된 취업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