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다음 달 1일부터 우리나라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조달금리가 10bp(1bp=0.01%포인트)가량 하락하면서 국고채 이자를 1700여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고채와 연동되는 회사채 금리 하락과 원·달러 환율 진정도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나 기관으로 쏠림이 발생할 경우 변동성 위험이 커지는 만큼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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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4월 1일부터 세계 3대 채권 지수 중 하나인 WGBI(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된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월 평균 10조원 추가자금 유입…시장금리·환율 하락 효과 기대
29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WGBI 편입은 오는 4월 1일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추종 자금만 3조달러(약 4527조원)에 달한다. 한국의 WGBI 편입 비중은 2.08%(전체 편입 국가 중 9번째)로 예상되며, 4월부터 12월까지 월 평균 10조원의 추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채권 시장에 10조원의 추가 자금이 유입되면 10년물 이상 장기물 기준으로 10bp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발행 계획(225조 7000억원) 중 1분기 발행 완료한 국고채(53조원)를 제외한 172조 7000억원 규모의 국고채가 WGBI 편입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른 이자 절감액 규모는 1720억원가량이다.
회사채 조달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금리는 통상 국고채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 회사채 금리도 내려가는 구조다. 작년 국내 채권시장의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201조 4674억원으로, 이 중 국고채(124조 1111억원)를 제외한 회사채 규모는 77조 3563억원이다.
중동 사태로 1500원을 웃돌며 치솟고 있는 환율에는 하향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의 의미 및 기대효과’ 보고서에서 “WGBI 편입 이후 매월 50억달러(약 7조 5450억원)의 신규 자금이 12개월 유입되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은 약 1.1~6.2%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채권 자금 외 여러 변수들의 영향으로 지수편입에 따른 환율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정 국가로의 쏠림 우려”…정부, ‘상시점검반’ 운영
WGBI 편입이 시장 안정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리스크 대비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면 채권시장의 대외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 매각하면서 미국을 압박한 게 대표적인 예다. 미 국채가 흔들리면 금리가 상승해 미국 정부의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를 활용한 전략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헤지펀드 등 글로벌 단기자금이 댜규모로 유입되면 잦은 자본 유출입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WGBI 편입 이후 채권이 특정 국가 등에 집중되면 상환위험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세계지수에 편입되는 만큼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쿼터제 도입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 안정화 조치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전략을 병행한다. 정부는 5년 만에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채 순상환을 추진하는 한편, ‘WGBI 자금 유입 상시 점검반’을 가동한다. 재정경제부 국고실장이 반장인 점검반은 외국인 자금 유입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유입 촉진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한편에서는 중동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자금의 국내 유입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이 예정돼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 속 예상보다 강한 자금 유입은 제한될 가능성이 우세하다”며 “당분간 위험 회피 속 외국인 주식 및 채권 자금 유입이 제한되며 원화의 상대적인 약세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2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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