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하자 7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가 장중 7% 넘게 급락했다. 시총도 하루 새 약 680억 달러(93조1600억 원)가 줄어 시총 1조 달러 선이 붕괴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9% 내린 293.94달러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 8.43%가 하락한 288.77달러까지 내렸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줄였다. 시총도 약 9467억 달러(1296조 9790억 원)로 줄어 전 거래일보다 약 680억 달러가 증발했다.
미 경제매체인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머스크가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고지서를 놓고 처음 불화를 겪은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가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고, 결국 주가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가 5일 트럼프 대통령가 추진한 감세 법안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반대해 새로운 정당인 ‘아메리카당’을 만들겠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제3당을 만드는 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글로벌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가 정치에 더 깊이 뛰어드는 것은 테슬라 투자자·주주들이 원하는 방향과 정확히 반대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를 떠난 후 테슬라 주주들과 열렬한 지지자들로부터 초기 안도감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그 안도감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지속됐고 이제 최신 발표로 최악의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이 최근 미 의회를 최종 통과하면서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이 9월 30일에 종료된다는 것도 테슬라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때마다 큰 폭의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두 사람의 관계가 처음 파국으로 치달았을 때 하루 만에 14.26% 급락했고, 이달 1일 머스크가 다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포문을 열면서 갈등이 재점화하자 5.34% 내렸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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