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새롭게 합류한 알칸타라가 자리를 잡은 6월부터 선발진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이제는 무혈입성이 아닌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아야 한다. 미래를 봤을 때도 의미가 큰 긍정적 변화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키포인트는 선발진이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타자 2명(야시엘 푸이그·루벤 카디네스)으로 시즌을 시작한 터라 국내 선수 4명을 포함할 수밖에 없는 선발로테이션을 어떻게 꾸리느냐가 매우 중요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5월까지 키움은 무려 9명의 선발투수를 활용했다. 이 기간 선발투수 평균자책점(ERA)은 5.35로 최하위(10위)였다. 지금은 부상으로 재활선수 명단에 올라있는 케니 로젠버그, 하영민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 이는 없었다. 전체 1순위 신인 좌완투수 정현우도 3경기에 선발등판한 뒤 어깨 염증으로 자리를 비웠다. 당시 로젠버그, 하영민을 제외한 3~5선발은 컨디션에 따라 소위 ‘돌려막는’ 성격이 강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선발투수 후보군은 많은데…”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그렇다 보니 상대 선발투수와 매치업에서 일찌감치 밀리는 모양새가 지속됐다.
로젠버그의 임시 대체 외국인선수 라클란 웰스는 2경기에서 1승1패, ERA 3.38을 기록하며 선발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6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푸이그를 내보내고 데려온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5경기에서 3승2패, ERA 2.97로 안정감을 보인 게 결정적이었다. 로젠버그의 부상 이탈 악재가 컸지만, 하영민과 정현우가 알칸타라의 뒤를 잘 받쳤다. 김윤하의 엔트리 말소로 그 자리를 꿰찬 우완투수 박주성이 2경기에서 1승, ERA 2.45로 잘 던졌고, 로젠버그의 임시 대체 외국인투수 라클란 웰스 역시 2경기에서 1승1패, ERA 3.38로 준수한 투구를 했다. 6월 팀 선발투수 ERA도 10개 구단 중 2위(3.64)였다.
어느 정도 짜임새가 갖춰졌다. 시즌 초반처럼 ‘무혈입성’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일단 알칸타라와 웰스, 하영민, 정현우는 선발로테이션에 고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5선발 자리를 놓고 박주성과 김윤하가 다투는 모양새다. 홍 감독은 “김윤하가 선발진의 열쇠다. 기존 선수들과 김윤하, 박주성이 경쟁을 통해 마운드가 단단해지면 우리도 더 힘을 낼 수 있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경쟁체제가 갖춰진 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키움 박주성은 선발등판한 2경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박주성과 김윤하가 건강한 경쟁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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