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미널 된 새마을금고, 목욕탕 품은 농협…지방 소멸 속 상호금융권의 따뜻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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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손주)들 용돈 줄라꼬 캐서 그라는데 새 돈으로 몇 장 바꿔 줄 수 있니껴?”지난달 23일, 경북 봉화군에 사는 김분희 씨(73)는 추석을 맞아 구깃구깃한 지폐를 신권으로 교환하러 인근 춘양버스터미널을 찾았다. 김 씨가 새 돈을 바꾸러 터미널을 찾은 이유는 터미널 대기실이 곧 은행 점포여서다. 1층 면적 238㎡(약 72평)의 7할은 터미널 대기실로, 나머지는 새마을금고 영업장으로 활용되고 있다.이 공간은 원래 춘양공용버스정류장이었다. 봉화군 인구가 줄며 경영이 악화되자 2022년 2월 문을 닫았다. 정류장 폐쇄에 주민들은 상실감이 컸다.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와 연결되던 관문이 사라지니 고립되는 느낌이었다. 이때 봉화군새마을금고가 이곳을 사들여 전면 리모델링해 2024년 7월 터미널과 금고가 ‘동침’하는 현재의 모습으로 바꿔놨다. 터미널 겸 금고 영업점은 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효재 봉화군새마을금고 대리는 “새마을금고가 터미널을 인수한 뒤로 운전이 어려워 버스를 이용하려는 고령자, 터미널을 오가는 외국인 근로자 고객들이 영업점을 더 많이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공간은 교통과 금융의 복합 허브 역할을 하며 유동 인구를 더 늘렸다. 일일 평균 이용객이 100명을 넘는다. 특히 명절 연휴 기간이나 터미널 바로 앞에서 열리는 5일장이 열릴 때는 영업점과 대기실이 북적거린다.썰렁했던 공간에 유동 인구가 늘자, 지역 노인들에게 일터도 생겨났다. 노인 일자리 전담 기관인 한국시니어클럽협회가 춘양면사무소로 파견한 지역 노인들이 매일 6시간씩 이 터미널을 찾아와 이용객들의 전자티켓 발권을 돕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디지털 뱅킹이 늘고 대면 업무가 줄자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점포 수를 줄이면서도 점포의 기능을 진화시키고 있다. 점포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계좌 개설과 대출 상담 등 전통적 의미를 넘어서 지역의 일상을 지탱하는 생활 인프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미술관이나 교육센터 같은 문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한다.●돈을 맡아주던 공간, 생선 보관소로 수협중앙회는 올해 5월 인천시 제물포구 축항대로 인천항 인근에 있었던 수협은행 경인 본부 건물을 ‘활어유통센터’로 변신시켰다. 과거 돈을 보관하던 공간이 생선들을 맡아두는 곳으로 바뀐 셈이다. 활어유통센터는 어업인들이 대량 양식으로 기른 어류를 유통할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찾는 곳이다. 어업인들은 판로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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