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50여 명의 번호를 얻고 후기를 정리해 공유한 한 대학생이 온라인에서 "음침하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4일 뉴스1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22일 한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는 '번따(번호 따기) 피드백 노트 쉽지 않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여성 51명의 번호를 얻고 실패한 경험을 하나하나 기록한 노트를 공개했다. 특히 올해만 29명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시도에 대해 "장점은 첫 도전 정신. 문제점(실패한 원인)은 자신감과 외모, 자기 관리가 부족했다"고 분석하며, 당시 상대는 지하철에서 마주친 여성이었다고 설명했다.
번호를 얻은 장소는 교양 수업, 카페, 수영장, 영화관, 학교 축제, 길거리, 버스정류장 등 다양했다. 그는 노트 맨 앞에 외모를 기준으로 '예(예쁨)', '극예(극도로 예쁨)' 등의 표시도 남겼다.
A씨는 이어 "31살 유부녀. 장점 애매해도 진입", "무쌍 동양적 미녀. 장점 자신 있는 스몰토크, 단점 30살이었음 나이 잘 보자", "지하철 단발녀, 장점 용기 내서 진입 단점은 16살임", "19살 고딩 두 명. 장점은 고딩인데 접근한 점, 단점은 정면 보니 별로", "노약자석에 앉은 고딩 느낌 여자에 안 쫄고 접근했다. 근데 중학생이었다. 잘 보자. 감방 간다" 등 구체적인 후기도 적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A씨의 외모를 두고 "자기관리 안 된 뚱뚱한 남성일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이에 A씨는 "전 몸 좋다. 헬스 4년 정도 했고 어디 가면 '운동하냐?'는 말을 듣는다. 키 175㎝, 몸무게 78㎏이고 군살 없다. 얼굴은 못생긴 게 맞다"고 반박했다.
또한 조작 의혹에는 "실화다. 올해 전에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나려고 노력해서 번호도 안 땄다. 자기관리도 부족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안돼 어쩔 수 없이 번호를 얻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번호 물어보는 이유에 대해 "연애가 하고 싶어서다. 성관계가 목적이면 차라리 성매매 업소에 갔을 거다. 하지만 전 그런 건 싫고, 여자 친구에게 볼 뽀뽀를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울증 가능성을 묻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러면 우울증 오는데 정신과 가본 적은 없다. 우울증 걸렸다고 약 먹고 해롱거릴 시간에 차라리 헬스장 가서 나를 탓하고 발전하고, 내가 우울증이 올 수밖에 없는 원인인 '모태 솔로'를 탈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폐'라는 지적에는 "어느 정도 제 눈에 예쁘신 분만 번호 물어본다. 억지로 들러붙어서 번호 갈취하지 않는다. 사이코처럼 하고 다니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여러분들 상상에는 말 걸면 여성들이 정말 불친절하고 기분 나빠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다. 거절할 땐 하더라도 자기가 매력 있다는 걸 느끼고 기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저도 여자 친구를 사귀기 위한 목적이 있지만, 번호를 요구받은 여성분들이 기분 좋아하는 모습 보면 사귀진 못하더라도 그날 하루는 기분 좋게 해드린 것 같아 제 기분도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여자를 사람으로 안 보는데 어떻게 사귀겠나. 무슨 게임 퀘스트 하냐", "미성년자한테도 번호 물어봤네", "본인이 글 올렸다는 게 역겹다", "너무 음침하다. 점점 갈수록 신체 특징 적나라하게 쓰고 10대한테도 들이대고 완전히 뒤틀렸다", "자기 딴에는 노력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소름 돋는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