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에 집중! 비게임 사업 정리하는 게임사들 [게임 인더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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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넥슨,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게임과 관련이 없는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핵심 사업인 게임 외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리스크 분산 등을 목표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던 과거와는 다릅니다.

게임사들이 이런 선택을 내린 배경에는 중국 게임의 공세가 강력해지고, 코로나19 유행 당시 거리두기 등으로 최고의 특수를 누렸던 게임 사업은 엔데믹 이후 글로벌 게임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등 외부 환경이 크게 변화한 데 있죠. 이대로 가다가는 쉽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기에 빠르게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넥슨. 출처 넥슨

넥슨. 출처 넥슨
먼저 넥슨의 지주사 NXC는 4월 공시한 24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애완동물 사료 사업을 정리한 것이 알려졌습니다. NXC는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주도 아래 지난 2017년부터 ‘아그라스 델릭’의 인수를 시작으로 애완동물 사료인 펫푸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NXC가 보유한 펫푸드 관련사는 11개에 달할 정도였죠. 김 창업주 사후에도 기업 간 합병을 추진하는 등 사업에 대한 의지가 이어져 왔죠.

하지만 지난해 펫푸드 사업체인 화이트브릿지 펫 브랜즈의 북미 사업을 약 14억 5000만 달러(약 2조 961억 원)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NXC의 펫푸드 사업은 정리가 됐습니다. 그리즐리 펫 프로덕트 지분을 매각하고, 별도의 투자사인 NX펫 홀딩스 지분도 정리하고 프랑스 기업 ‘아그라스 펫 푸드’도 청산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도 글로벌 주식 및 가상자산 온라인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에 매각했습니다. 여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들도 매각했습니다. 모바일 전략게임 ‘도미네이션즈’로 알려진 빅휴즈게임즈와 스토리텔링 게임 ‘초이스’를 개발한 픽셀베리 스튜디오가 넥슨의 손을 떠났죠. 이러한 비핵심 자산의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이 NXC가 24년 2조 2467억 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스마일게이트 홀딩스,출처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홀딩스,출처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의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4년 하반기 지분 34.8%를 가지고 있던 아키핀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에듀테크 시장에서 물러났습니다. 아키핀은 현지 여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게임을 즐기듯 영어 회화를 배울 수 있는 앱을 서비스하는 회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2019년 야심 차게 투자했었죠.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키핀과 같은 종속기업 투자처분손실은 약 174억 원으로 인식됐습니다. 손해를 보고 팔았다는 이야기죠. 이와 함께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독일 법인과 스페인 법인도 함께 청산했습니다. 핵심 IP인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중심의 수익구조에 더 힘을 주는 모습입니다.

크레프톤 로고, 출처 크래프톤

크레프톤 로고, 출처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2021년 인수한 AI 콘텐츠 자회사인 띵스플로우를 약 4년 만에 청산했습니다. 띵스플로우는 챗봇 서비스 헬로우봇과 커플 메신저 비트윈, 인터랙티브 웹소설 플랫폼 스토리플레이 등을 운영해 왔지만 지속적인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죠. 크래프톤의 비게임 사업 중 핵심 사업 중 하나였기에 띵스플로우 폐업이 주는 메시지는 더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로고, 출처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로고, 출처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이륜차 무선통신기기 기업 세나테크놀로지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스크린골프 회사 카카오VX도 공식적으로 매각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카카오VX는 지속적인 적자와 매출 감소를 겪어왔죠. 카카오게임즈는 본업인 게임 중심 체제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죠.

이처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비게임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지속적인 적자와 자본잠식에 빠진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의 일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게임 시장 둔화와 중국 게임사의 공세 등을 버텨내기 위한 생존의 선택지라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 엄청난 호황을 맞았던 게임 시장은 2022년 엔데믹 이후 성장이 크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약 2,012억 3900만 달러로 2021년 2,013억 1200달러 대비 성장률이 0%대를 기록했죠. 2023년 3.4%를 기록하며 미약하게나마 성장했을 뿐입니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 출처= 2024 대한민국게임백서

국내 게임 시장 규모 출처= 2024 대한민국게임백서

국내 게임 시장도 2020년 21.3%에 달했던 성장률이 2021년 11.2%, 2022년 5.8%, 2023년 3.4%로 대폭 감소했죠. 여기에 국내 게임 이용률도 2022년 74.4%에 한참 못 미치는 59.9%로 나타나고 있죠. 게임 소비가 감소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게임사들이 내부 효율화 전략에 나섰다는 분석이죠.

또 어려운 시장에서 중국 게임사의 공세도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24년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톱 10 중 6개 게임이 중국 게임이었을 정도로 강력했으며, 25년 4월 기준으로는 1위 자리마저도 중국에 내줬죠. 게다가 24년에는 게임 수출까지 줄어들었고, 중국 게임사들의 글로벌 영향력까지 점점 커지고 있죠.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라도 본업 경쟁력 강화가 더욱 절실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가진 경쟁력이 시험받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본업 강화에 나선 국내 게임사들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jgm2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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