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올라 땀샘 활성화로 발한량이 증가하고, 큰 일교차는 체온 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 수분이 손실된다. 여기에 알레르기 비염이나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콧물, 기침, 구강호흡 등이 겹치면 수분 손실은 더욱 심화된다.
여름철에는 더위로 갈증을 쉽게 느끼기 때문에 수분 보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봄철은 상대적으로 수분 섭취가 소홀해질 수 있는 시기다.
인체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분은 각 신체 기관이 기능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루에 1리터(ℓ) 이상의 수분이 땀이나 소변, 호흡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음식이나 물을 통해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하루에 필요한 수분량은 개인의 건강 상태나 나이, 활동량, 날씨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체중(㎏)x30㎖의 수분 섭취가 권장된다.
적당한 수분 섭취를 하지 않는 경우 탈수가 발생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신장은 우리 몸의 수분 및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고 노폐물을 거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탈수 상태에서는 기능 유지를 위해 평소보다 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적절한 수분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액량이 감소하며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드는데 그 결과 사구체여과율(GFR)이 저하되어 노폐물 배출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1분 동안 깨끗하게 걸러주는 혈액의 양을 의미한다.노폐물이 체내에 쌓이면 피로감, 식욕 저하,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체내 수분 축적으로 얼굴이나 복부, 다리에서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또한 수분 부족은 전해질 불균형으로도 이어지는데 칼륨이나 나트륨 수치에 영향이 생기면 고칼륨혈증, 고나트륨혈증이 생긴다. 이는 심장에 영향을 줘 부정맥의 원인이 된다. 또한 염분과 수분이 과잉 축적돼 고혈압이 발생하면 신장 기능 역시 악화하는 악순환이 이뤄진다.
장기간 혈류 감소 상태가 지속되면 급성 신장손상으로도 이어져 이를 방치할 경우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돼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환자, 고령자의 경우 신장 기능이나 체내 수분 조절 능력이 약한 상태로 봄철 수분 부족에 특히 취약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인공신장센터 이가희 과장(신장내과 전문의)은 “봄철은 날씨 변화와 활동 증가로 수분이 쉽게 손실될 수 있는 시기로 직접적인 더위를 느끼는 여름보다 수분 섭취에 더 소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신장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없어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일상에서 신장 건강을 위한 예방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꾸준히 마셔야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아적절한 수분 보충을 위해서는 하루 8잔 이상 물을 꾸준히 마셔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운동을 하게 되면 땀을 통해 수분이 손실되므로 운동 전후, 쉬는 시간 틈틈이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물 외에도 과일이나 채소 등 수분 함량이 높은 음식을 함께 섭취하되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을 더 배출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입과 혀가 마르고 갈증을 느끼게 되며 소변량 감소, 소변 색 짙어짐, 피로감,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수분 섭취에 신경을 쓰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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