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간 재산범죄’ 친고죄 개정
부모가 고소 취하해 공소기각
부모 집에 몰래 들어가 수천만원어치 금품이 든 금고를 훔친 3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공소기각 판단을 받았다. 친족 간 재산범죄는 고소를 해야 처벌하는 친고죄로 개정됐는데 재판이 진행되는 중 부모가 고소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절도죄로 기소된 김 모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공소취소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김씨는 2024년 12월 부모의 집에 숨어 들어가 안방 드레스룸에서 2400만원 상당의 재물이 든 금고를 통째로 수레에 실어 훔쳤다. 금고에는 현금 450만원, 상품권 200만원, 금반지 등 2400만원 상당이 들어 있었다.
김씨는 그달 29일 새벽에 부친에게 “전 분명 경고했는데, 싹 다 죽일 거라고”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해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존속협박)도 받았다.
부모가 김씨를 고소해 재판이 시작됐지만, 부모의 재물을 훔친 아들을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6월 27일 친족 간 재산범죄 처벌을 면제하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규정(당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선고 즉시 법률의 효력이 사라지는 위헌 판결과 달리 헌법불합치는 국회에게 보완입법 기간을 주고 그때까지 법의 효력을 중단시키는 조치다.
당시 헌재는 친족상도례의 입법 취지는 인정하면서도,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등 친족관계만 있으면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점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말 친족상도례 규정을 폐지하는 대신, 친족 간 재산범죄를 친고죄로 일원화했다. 피해자가 고소를 한 경우에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형법 개정안은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2024년 6월 27일 이후 범죄부터 적용됐다.
김씨의 부모는 1심 재판이 진행되던 중 아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법원은 국회가 법을 개정하기 전인 지난해 8월 김씨에게 징역 1년의 유죄를 선고했다. 김씨가 구속상태로 기소돼 신속한 판결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12월 17일 2심도 유죄를 유지하면서 형량을 징역 8월로 낮췄다.
존속협박 혐의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로 1·2심 모두 공소기각했다.
2심 판결 2주 뒤인 지난해 12월 31일 개정 형법이 시행됐다. 올해 2월 대법원은 김씨 사건이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발생해 개정 형법의 조항에 따라야 한다며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그런데 피해자들은 1심 판결 선고 전에 고소를 취소했으므로 원심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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