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미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6월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KFA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이후 ‘홍명보호’의 A매치를 제대로 복기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뉴시스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한국축구의 2026북중미월드컵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기대했으나 축구국가대표팀은 조별리그서 1승2패(승점 3)로 A조 3위에 머물러 32강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됐다. 체코를 2-1로 꺾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패해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팀에게도 주어진 32강행 티켓을 놓쳤다.
홍명보 감독(57)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대회 베이스 캠프가 차려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서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지만 파장은 계속된다.
진짜 문제는 과정이다. 대표팀은 1, 2차전을 잘 싸운 뒤 남아공과 최종 3차전서 완전히 무너졌다. 모든 부분이 심각했다.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패스 미스가 잦았다. 팀 전술과 전략은 보이지 않았다. 상대 분석, 임기응변도 부족했다. 홍 감독은 “갑자기 무너진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만 남겼다.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놀랍게도 현영민 위원장(47)이 이끄는 전강위가 제 역할을 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다. 브라질(0-5 패), 파라과이(2-0 승), 볼리비아(2-0 승), 가나(1-0 승)를 잇달아 상대한 지난해 10~11월 A매치 리뷰를 위한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0-4 패), 오스트리아(0-1 패)와 경기를 펼친 올해 3월 원정 A매치 2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논의 자체가 없진 않았다. 방식이 잘못됐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현 위원장이 만나 해당 경기들을 리뷰했고, 그 결과를 위원들에게 공유만 했다. 전강위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편의를 제공한 셈이다.
KFA 사정에 밝은 복수의 축구인들은 “A매치 리뷰는 전강위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리뷰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이유를 위원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강위는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서 개최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은 전 경기를 복기했다. 이를 토대로 6월 U-23 대표팀의 전지훈련 명단도 논의했다.
전강위 위원 패싱은 이전에도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62·독일) 체제에서다. 당시 미하엘 뮐러 위원장(61)은 대면 회의를 한 번도 갖지 않았다. 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때 후보군조차 언질받지 못했다.
2023 AFC 아시안컵을 마친 뒤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면서 대회 리뷰를 위한 전강위 회의가 제대로 열릴 수 없었다. 이번 월드컵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2024년 7월 비상식적 과정으로 출범해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한 ‘홍명보호’는 전문가 그룹의 활발한 의견 공유와 건강한 견제가 반드시 필요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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