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 보이스 리더 브라이언 윌슨, 향년 82세로 별세

미국 팝 음악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그룹 비치보이스(The Beach Boys)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이 현지시간 1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2년 미국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1년에 두 동생과 사촌, 친구와 함께 그룹 비치 보이스를 결성해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고인은 'Surfin U.S.A.', 'Califonia Girls' 등 미국 서부 해안의 '청춘 낙관주의'를 노래한 초기 히트곡들로 인기를 끈 후 다양한 작곡·편곡 실험을 통해 독보적인 예술 경지에 도달했다고 평가받는다.

1966년 발표한 앨범 <Pet Sounds>는 '팝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윌슨의 천재성을 입증했다. 비틀즈의 멤버 폴 카트니는 윌슨이 작곡한 "God Only know는 일생에서 들은 곡 중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말했다.

같은 해 발표된 'Good Vibrations'는 당시 발표된 팝 음악 중 가장 높은 제작비가 투입된 곡이다.
윌슨은 이 곡을 만들기 위해 몇 간 여러 스튜디오를 돌며 악기별로 각 파트를 따로 녹음하고 이를 하나의 곡으로 조립하는 '모듈 레코딩(Modular recording)' 방식을 도입했다. 3분 30초짜리 팝 음악 속에 첼로, 하프시코드 등 다양한 악기를 활용해 실험적인 사운드 디자인을 선보여, 비평가들로부터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교향곡'이라는 뜻의 'Pocket Symphony'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1998년 비치보이스의 멤버이자 친동생인 카를 윌슨이 사망한 뒤 그룹 활동은 접었지만, 브라이언 윌슨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Smile(2004)' 등의 명반을 발표했다. 199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 2000년 작사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01년에는 미국 팝 음악의 발전에 공헌한 업적을 인정받아 '그래미 평생공로상', 2007년에는 '케네디 센터 명예훈장'을 수상했다.

고인은 1960년대 후반부터 정신 분열 증세를 보여 활동을 중단하거나 격리 생활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중증 치매를 진단 받았다. 유족으로는 다섯 명의 자녀가 있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