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기에 더 소중하다”…수작업으로 애니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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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미야 감독의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 미려한 작화가 백미…‘슈하리’ 장면서 절정 미디어캐슬 제공 미디어캐슬 제공 10년 전, 일본화를 그리던 화가는 자신의 작업실 앞 벌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곳엔 대규모 태양광 패널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어느 날 차를 타고 지나가다 그 광경을 본 아이가 물었다. “어? 아빠, 저거 바다야?” 그 순박한 질문에 화가는 문득 오래 전 매립됐던 고향 바다를 생각했다. 이어 하나의 키워드가 떠올랐다. ‘우리가 잃어버린 풍경’이었다.14일 국내 개봉한 애니메이션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그렇게 탄생했다. 영화는 330년간 전통을 이어 온 불꽃놀이 화약 공장이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공장 후계자인 케이타로가 철거 전 전설의 불꽃 ‘슈하리’를 완성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화가였던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46)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영화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화려하지만 결국은 소멸하는 불꽃놀이를 소재로 사라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디어캐슬 제공 미디어캐슬 제공 이 작품의 백미는 미려한 작화다. 서사적 힘이 다소 부족함에도, 수려한 수채화적 풍경은 그곳의 소멸을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시노미야 감독의 작화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너의 이름은.’과 ‘언어의 정원’ 등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에서 배경 미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회화와 애니메이션 사이에서 느낀 고민도 이번 작품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시노미야 감독은 동아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일본화와 애니메이션이라는 두 장르가 서로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며 “언젠가 이 두 가지를 하나의 작품으로 발표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공장을 둘러싼 여름 공기와 바람, 빛의 움직임을 포착해낸 화면은 일본화의 감각을 애니메이션에 잘 녹여냈다.그의 회화 감각은 ‘슈하리’ 장면에서 절정에 이른다. 슈하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건 독성 탓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안료 ‘파리스 그린’. 사료조차 남아있지 않은 이 불꽃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감독이 택한 방식은 워크숍이었다. 그는 쉰 명가량의 참여자와 함께 불꽃놀이 원화를 채색하고, 불꽃이 지나가는 궤적을 따라 종이에 바늘로 구멍을 뚫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두 작업물을 디지털상에서 합성하며 수작업 특유의 질감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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