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경제 사령탑…초유의 '대대대행'에 경제 우려도↑

1 day ago 1

'경제수장' 최상목 지난 1일 물러나
기재부 업무는 김범석 1차관 대신 수행
다시 커진 정치적 불확실성…경제 우려↑
추경 집행, 통상 회의 진전 등 경제 과제 산적

  • 등록 2025-05-02 오후 2:19:28

    수정 2025-05-02 오후 2:36:15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1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자리에서 물러나며 ‘국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공을 차기 정부에 넘겨 줘야 하는 ‘경제 사령탑’마저 사라지게 된 상황이다. 대외 신인도를 포함해 경제 관리 전반에 대한 부담도 높아지게 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전날 최 전 부총리의 사임에 따라 이날부터 기재부 장관 업무를 대행한다. 이날 오전부터 김 직무대행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 주재를 시작으로 기재부 1급 이상 회의와 실·국장급 간부들까지 참여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정부 내부 관리에 나섰다.

김 직무대행과 한국은행, 금융당국 등은 이날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F4회의를 주재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된 점에 우려를 표했다. 김 직무대행은 “관세 충격으로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고 새 정부 출범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최 부총리가 탄핵 소추 추진으로 불가피하게 사임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증대된 불확실성이 금융·외환시장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F4 회의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점검·대응체계를 지속 가동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확대간부회의에서는 기재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기재부 전 직원이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를 수행해야 한다”며 “대외 신인도 사수와 관세 충격 최소화에 총력을 다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과도기 정부’로서 다음 대선까지의 국정과 선거 관리 등을 제외한 경제만 놓고 봐도 숙제는 산적해 있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트럼프 관세’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전날 국회에서 13조 8000억원 규모의 필수 추경안이 의결돼 신속한 집행과 경기 부양 논의가 필요하지만, 이를 전두지휘할 경제팀의 수장이 사라지게 됐다.

대외 신인도와 이와 결부된 국가 신용등급 등도 우려다. 지난달 16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경제 성장률의 눈높이가 낮아졌음에도 한국의 법과 규정(시스템)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소화될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최근 확대된 정치적 분열이 이어질 경우 차기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 만큼, 앞으로의 상황도 유념해야 한다.

특히 6·3 조기 대선 이후 세워질 차기 정부에게 넘겨줘야 하는 한미 통상협의를 위한 ‘7월 패키지’(July Packagd)의 준비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최 전 부총리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파트너로서 지난달 말 ‘한미 2+2(재무·통상)’ 협상을 주재했지만, 한국 측의 경제 수장이 사라지며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3일 예정돼 있던 최 전 부총리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회의 참석도 불투명해졌다. 장관급 인사가 사라지며 김범석 직무대행이나, 다른 간부가 참여할 수밖에 없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특히 대외경제 영역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차기 정권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은 야당이 줄탄핵에 나서고, 내각을 압박하는 식으로 국정을 압박한다면 한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투자자 등은 이를 ‘리스크’로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