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OO% 성과급’ 갈등 확산… ‘코리아 디스카운트’ 겨우 벗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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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위기에 몰린 삼성전자 노사가 11, 12일 정부의 중재로 사후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열흘 앞두고 파국을 막을 마지막 기회이지만,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사정 대화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2차 총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핵심 엔진인 반도체와 바이오가 동시에 멈춰 설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형국이다.

삼성전자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산정 방식이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했지만,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협상이 반도체 부문의 요구 위주로 진행되면서 사내에서 ‘노노(勞勞) 갈등’도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회사 이익의 일정 비율을 구성원들에게 확정적으로 떼어 달라는 요구가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자 삼성전자 노조는 15%를 내걸었고, 다른 대기업 노조들도 20, 30%씩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에 앞서 과도한 수준의 성과급부터 내놓으라는 것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무리한 주장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내년에 1조 달러(약 1460조 원)까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늘릴 계획인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선점하려면 압도적 수준의 투자와 안정적 생산 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분배로 투자 실탄이 줄어들고,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추기라도 하면 기회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이고 고객 신뢰 상실, 주주 및 투자자 손실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경제는 모처럼 찾아온 반도체 훈풍의 절대 호기를 맞은 상태다. 1년 전만 해도 2,000대였던 코스피도 반도체에 힘입어 앞자리를 다섯 차례나 갈아치우며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노조 리스크가 계속되고 기업의 경쟁력이 흔들리면 한순간의 꿈에 그칠 수도 있다. 당장의 이익이 아닌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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