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결과를 일부 발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일(현지시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54개 경제권에 대해 1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여기 포함됐다. 지난해 한미 양국은 우리가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었다. 미국이 새로 매길 301조 관세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하는 한편, 301조를 내세워 교역 상대국의 ‘강제노동’과 ‘과잉생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에 강제노동 관련 보고서가 나왔고 조만간 과잉생산 보고서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관세 10%는 최장 150일간 유효하기 때문에 7월 24일 효력을 잃는다. 301조 조사는 무효 처리된 상호관세와 시한부 글로벌 관세를 대체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미국이 새로 물릴 관세가 마지노선인 15%를 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이익균형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 강제노동 보고서는 일본, 중국 등 수십 개 나라를 함께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다. 301조 조사는 미국이 강제노동과 과잉생산을 명분으로 상호관세를 대체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럼에도 안심할 순 없다. 그리어 대표는 2일 한 기고문에서 “석탄도 철광석도 없는 한국이 어떻게 철강 강국이 될 수 있었나”라며 정부 개입을 문제 삼았다. 정부 보조금이 과잉생산을 낳고 이것이 결국 미 경쟁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미국 측 논리다. 강제노동 관세율 12.5%에 과잉생산 2.5%만 붙어도 15%에 이른다. 오는 18일 대미투자특별법이 시행되고 한미전략투자공사도 곧 출범한다. 그에 맞춰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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